지난 주말과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미술관 세 곳을 다녀왔어요.
인사 아트 센터-재미있는 반복/ 금호 미술관-사람을 닮은 책/ 책을 닮은 사람, 현대 갤러리-김영희 닥종이 조형전을 관람했어요.

인사 아트 센터의 '재미 있는 반복'에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어요. 특히 종이 비행기, 헤어 롤러, 유리 벽돌, 단추, 찍찍이, 철망, 신발, 퍼즐 조각 등 주변에서 흔히 보는 재료들이 많아 저희 아이들(8살 여자아이와 5살 남자아이)이 더욱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던 것 같아요. 지하 1층은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여러 가지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명화 퍼즐과 방명록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또 종이컵, 실, 점토 등이 담긴 재료 패키지(3000원)를 사서 종이컵 모빌을 만들 수 있었어요. 이미 수 백개가 매달려 있던 종이컵 모빌에 저희 것도 자랑스럽게 매달아 놓았지요. 사진기를 가져 가지 않은 것이 후회 되더군요. 재료비가 좀 비싸다 싶어 망설였는데 모빌 세 개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이고, 아이들이 정말 재밌어 했어요. 알찬 전시였던 것 같아요. 전시 소개와 정리를 잘 해놓은 팜플렛도 좋았어요. 흠이라면 비싼 유료 주차를 해야만 한다는 거지요. 관람료(대인 3000원, 소인 2000원)보다 주차비가 더 나왔으니까요 ㅜ.ㅜ

두번째로 갔던 금호 미술관의 '사람을 닮은 책, 책을 닮은 사람전'은 가장 비싼데 (대인 5000원, 소인 4000원) 가장 부실한 전시였던 것 같아요. 전시물의 양과 질이 모두 실망스러웠어요.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수준의 아이들 작품과 여러 출판사에서 기증받은 책들이 전시공간을 상당부분 메꾸고 있어 작품다운 작품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하 1층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너무 어수선하고 노출되어 있어서 오래 있기 불편하더라고요. 구석에 편안한 의자와 욕조가 예닐곱 개 있긴 했는데 쉽게 자리가 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음악이 흐르는 북카페처럼 아늑하게 꾸며 놓았으면 좋았을텐데......

금호 미술관에서 한 시간도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기가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옆 현대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김영희 닥종이 조형전 (대인 3000원, 소인 2000원)'을 하고 있었어요. 닥종이 인형뿐만 아니라 회화작품도 있었는데 무척 아름다웠어요. 아이들도 좋아했고요. 복도와 아트샾에서 전시와 관련된 작품집, 포스터, 카드, 손수건, 스티커 등도 팔고 있었어요. 밖에 천막에서는 무료 커피도 나누어주고 떡뽂이 오뎅도 팔고 있었어요. 다만 계단과 문이 위험스러워 아이들과 이동할 때 무척 조심스러웠고, 엘리베이터가 너무 좁아 유모차를 끌고온 제 동생은 많이 기다려야 했어요. 아이들이 한지로 무언가 만들어볼 기회가 마련되어 있었으면 하고 아쉽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