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  몸속에도 나와 같이 시커먼 구멍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양말을 신으면 발이 숨을 못 쉴 것 같다고 생각하는 아이셀이라는 여자아이가 있다.

아이셀은 늘 죽음을  생각하는 아이다. 소설 도입부터 아이셀의 그런 상황이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아이셀이 지닌 또래보다 더 큰 고민은 바로 <죽음>이다.

특히나 클래식 음악도

진지하게 사랑하는 좀 많이 특별한 아이지만 하필 즉음을 늘 염두해 두는 주인공이라니..

나에게 남은 시간 D-26이라는 목차에서 시작해 보면

하얀 거짓말은 상당히 신경쓰이는 제목이 된다.

아이셀의 죽음을 그대로 지켜봐야하는가는 온전히 독자몫이지만

주위 누군가를 기대게 된다면 반드시 상황은 나아진다는것을

또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독자가 발견하게 되는 최선의 상황이다.

그 애 몸속에도 나와 같이 시커먼 구멍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셀은 얼음 로봇을 만난다.

죽음을 같이할 상대를 찾아나선 두사람의 관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시커먼 구멍이 왜 생겼을까.

자신들의 문제가 헤어날 수 없을만큼 가장 크게 느껴질 수 있는

청소년기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성장소설이다.

얼음 로봇을 닉넴으로 가진 로만은 아이셀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좋은 인연보다는 죽음을 목적으로 만난 만남...

그렇게 하얀 거짓말은 시작되어간다.

처음엔 원하는 것은 서로가 같은 날 죽는다는 것이지만

점점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서로간의 달달한 로맨스를

이뤄나가는 모습은 사뭇 이쁜 청소년기의 모습같다.

​

이혼가정에서 지내는 아이셀은 가족간의 정을 느끼지 못하고있고

철저한 단속아닌 단속을 받고 있는 사랑받는 로만이 있다.

죽음을 생각하게끔 만드는 엄청난 일들을 겪어낸 아이들이였기에

그 둘이 가진 문제점은 사실 크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셀은 동반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로만을 그냥 그대로

이해하고 좋아하게 되면서 희망을 찾아나선다.

삶에 희망이 생겼다. 아이셀은...

하지만  그런 아이셀을 바라보는 로만은 흔들림이 없다...

복잡하고 힘든 삶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인생을 잘 살고싶어진

아이셀은 로만을 구할것인가?

<하얀거짓말>은 죽음이라는 커다란 이슈를 너무 치장하지도 않았고

아름답게 포장하지도 않았다.

어두운 생각과 맞서서 희망을 열어나가는 아이셀의 심리묘사가

아주 두드러진다. 그 와중에 로만에게도 희망을 심어주려는 아이셀의

변화를 지켜보자.

슬픔에 빠진 우리는 아름다울 수 없는거다.

우리는 슬픔에 익숙하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아름다운 건 아이다.

(243p)

로만 스스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셀을 희망으로 끄집어 주었기에

아이셀도 노력한다. 패배자라고 생각하면 웅크리고 있는 로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셀의 예쁜 사랑을 지켜보다보면 이 세상을 달리볼

눈을 키워줄거 같다.^^

온전하지 못한 가족관계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엄청난 파장도 느껴진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는 자책감에 도저히 헤어나지 못하는

또다른 가족의 관계도 보인다.

마음속의 구멍을 어떻게 메꿀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세상이 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다라는 사실부터 해결되어가는거다.

청소년 성장소설-하얀거짓말은  다소 어두운 주제를 가지고 접근했지만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세상을 달리 보기 시작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위로를

남겨주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