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다니는 조카가 고구마 캐기 현장학습을 다녀온 모양이다.
인증 사진에 고구마 간식까지... 
동생이 바쁘기도 하다.

조운겸 : “그래서 뭘 보여줬니?”
동   생 : “어? 뭘 보여줘? 당연히 고구마! 잘~ 먹었지.”

얼굴만 봐도 잘 먹은 것 같다.
너무나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기만 하다.

아이들은 유아 교육 기관을 다니며 다양한 현장 체험을 한다.
그 현장 체험이 아이들의 인지 발달도 돕고,
더 풍부한 지식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냥 연중행사로 지나치기 쉽다.

그렇다고 늦은 건 아니다.
아이들은 앞으로도 아주 많은 고구마를 만나고, 먹게 될 테니까.

그래서 오늘은 고구마 캐기를 가지고
현장학습과 연결시키는 학습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유아 교육 기관에 다니는 부모는 매달 그 달에 배우게 될 내용을 받는다.
부모는 계획서를 보고 우리 아이가 뭘 먹는지, 뭘 하는지, 어디를 가는지 체크한다.
거기에 이제는 월간 교육의 목표를 좀 더 꼼꼼히 살펴보자.

그 목표에 맞추어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을
엄마가 집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고 돕는다면,
열 영재 부럽지 않은 우리 아이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우리 아이가 고구마 캐기를 간단다.
그러면 이번 달은 고구마를 자주 만나게 해주자.
그게 시작이다.

우선 아이를 데리고 시장에 간다.
시장에 가서 아이와 함께 길쭉한 고구마, 둥근 고구마, 크기가 큰 고구마,
작은 고구마 등을 사며 아이와 고구마 모양 이야기를 해보자.
"고구마 크기에 따라, 상태에 따라 가격도 다르네. 생산지는 00구나"
"고구마에 흙이 많이 묻어 있네. 고구마는 뿌리채소야. 당근과 무처럼 땅 속에서
자라서 이렇게 흙이 묻어 있어. 와! 흙을 씻어 내니, 예쁜 자주색이네"

그렇게 사온 고구마는 다양한 요리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어보자

(고구마로 할 수 있는 요리 : 고구마 전, 고구마 맛탕, 찐 고구마, 군 고구마 등)

그 중 깨끗이 씻은 고구마 하나는 아이와 깎아 먹자.
그래야 익히기 전의 고구마의 껍질 색과 속 색깔을 비교해 주면,
고구마가 익고 난 후의 색과 또 다르다는 걸 이야기 해 줄 수 있으니까. 

물론 어느 음식이든 먹는 동안 엄마가 아는 고구마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

현장학습을 가기 전까지 여유를 두고, 고구마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자.
고구마로 만든 요리나 과자를 보여 주거나, 고구마가 나오는 책을 보여 주는 거다.

특히 사진이 들어 있는 고구마에 관한 자연관찰 책은 꼭 보여 주시길 권한다.

그리고 현장학습을 가기전에 꼭 신난 표정으로 아이에게 이야기하자. 
"우리 00이, 고구마 캐기 하러 가지? 와 너무 재미있겠는데, 엄마랑 책에서 본 것 처럼

고구마가 정말 그런지 잘 보고 와서 엄마에게 이야기 해줘야 해."

현장학습을 다녀온 아이와 그날 저녁은 고구마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본 것을 책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이고,

아이의 고구마 캐기 인증 사진도 얻을 것이고,

아이의 고구마 캐기 경험담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들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가 캐 온 고구마 중 하나는 물이 담긴 접시에 담아 키워보자. 

이렇게 준비하고 경험한 아이는 고구마 캐기 현장학습을 통해  
다른 아이들보다, 아니 우리들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머리에 담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고구마 박사를 만들기 위해 현장학습을 보내자는 게 아니다.
그저 쉽게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교육으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잘 둘러보면 모두 교육과 연계되어 있다.
하나씩 하나씩 하다보면 모두 엄청난 교육으로 확장할 수 있다.

늘 강조하듯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실생활 속에 숨어 있는 교육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우리가 원하던 교육의 고지에 쉽고 재미있게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하나씩 찾아보자.
그 하나가 모이면 엄청나게 큰 교육 에너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