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라도 생명은 소중한 거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열 두살 루크는 환영받지 못한 아이다. 아니 태어나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아이, 존재해서는 안되는 아이, 숨겨진 아이, 살아는 있으되 태어나지 않은 아이.

루크의 부모는 셋째를 낳는 것을 법으로 금하는 상황에서 정부에 저항하며 셋째 루크를 몰래 낳아 키운다. 어느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기 위해 루크를 숨겨서 키운다. 루크는 크면 세상에 나갈 수 있으리라 믿으며 생활하지만 클수록 그런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차츰 알게 된다.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의 어느 나라에서는 경제 때문에 인구억제 정책을 내걸고 또 어떤 나라에서는 인구 감소로 인구 증가를 정책적으로 부추기고 ... 우리나라만 해도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더닌 이젠 셋 낳으라고 온갖 혜택을 내세우니... 정말 웃기는 일이다. 한 생명이 어느 시대에 어느 곳에서 태어나는냐에 따라 환영받느냐 환영받지 못하느냐로 갈린다니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루크는 우연히 젠이라는 또 다른 그림자 아이를 알게 되고 젠은 루크와 같은 아이가 천 명쯤 된다며 모두 모여 시위를 하자고 한다. 젠은 시위에 나가고 루크는 나가지 않는다. 결국 젠은 총살당하고 루크는 젠의 아버지를 통해 젠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젠의 아버지 도움으로 루크는 위조신분증을 얻게 된다. 젠을 위해 루크는 집을 떠나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소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있다. 책의 앞머리 작가의 글에서처럼 이 이야기는 인구정책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약자 즉, 불법 체류자들, 감옥에 갇힌 십 대들, 동성애자들 등 소외계층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