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의 왕 늑대

우선 ‘늑대’라는 말에 잔혹하고 거친고 음흉한 동물이라는 선입관이 생긴 것은 모든 사람이자라면서 한두번씩은 읽거나 보게되는 이솝이야기나 디즈니만화 덕분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 선입관을 깨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첫번째로는 우리 주위에 늑대가 그리 흔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과 당연히 늑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는 점 그리고 나쁜 사람의 대명사로만 이용될 뿐 여러 동물 중에서도 우리 관심을 살짝 빗겨나 있었던 것이 큰 이유가 될 것입니다.

시이튼 동물기에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늑대왕 로보입니다.  이 책을 통해 실제 늑대라는 동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습성을 이해하게 되었지요.  5-6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며 그 중 우두머리가 무리를 이끈다는 점 그리고 무리속에서 나름 질서와 충직을 갖고 움직이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무리의 우두머리였던 로보에 대해서는 거의 감정이입이 될만큼 감명깊게 기억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 늑대는 아메리카 대륙을 호령하던 회색늑대입니다.  이 책을 그렇게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우리나라 우리땅에 이런 늑대가 있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우리땅의 토종 늑대로 일본에 사절로 가게 되었던 을프와 그 배우자 을를르 그리고 그 자손을릅프의 이야기를 보면서 놀람과 감동과 분노와 아쉬움이 교차되었습니다. 우리 땅에도 이렇게 멋진 늑대가 있었다는 놀라움과 감동, 그런 우리 늑대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분노와 아쉬움이었지요. 

제목과 글의 형식을 조금 바꾸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늑대를 우리 땅의 왕으로서 소개를 주로 하는 것보다는 우리늑대라는 친근한 표현과 을릅프를 주인공으로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하면 아이들이 시이튼 동물기보다도 더 재미나게 읽고 우리 늑대에 대해서 우리 땅에 살았던 동물들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삽화는 우리 땅의 냄새와 정감어린 늑대의 표정이 살아있어 무척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