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조차도 전쟁은 겪어 보지 못한 역사 이야기는 실감이 나지 않고

지금은 우리나라가 휴전이란 생각보다는 종전에 더 가까운 느낌으로 살고있으니

스스로가 부모로서 국민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

나라를 빼앗겨 우리 민족 전체가, 무엇보다 어린아이와 여성들이 더더욱 

마음 아팠고 피와 눈물로 보냈던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가 왠지 숙연하게 다가온다.

역사 동화 '굳게 다짐합니다'는 전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잃은 어린이 홍이의 눈으로

일제 강점기를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 항일 무장 독립 운동사에서 

봉오동 전투를 배경으로 쓰여졌다. 

아버지 어머니도 잃고 피 한 방울 안 섞인 홍이를 거둬 기르던 할머니마저 일본군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다. 이 모든 일은 사실 일제가 저지른 만행이지만, 홍이는 가장 먼저 아버지를 앗아간 독립군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고아로 살아가던 홍이는 운명처럼 아버지가 소속되어 있던 황 장군 부대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자신을 보살펴 주려는 황 장군은 위험한 비밀 작전이 곧 벌어질 것이니 홍이에게 피난을 떠나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군과 독립군의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던 날, 홍이는 황 장군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을에 남아 아버지가 목숨을 바쳐가며 했던 일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책에는 홍이뿐를 비롯해 여러 인물이 나온다. 일본군에게 남편과 자식을 잃어 넋을 잃은 한 어머니,

그 어머니를 정성껏 돌보는 창선이, 독립군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허드렛일을 자처하는 할머니,

나라를 되찾고자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독립군 등등....

이미 전쟁과는 거리가 먼 나와 딸아이는 나라를 잃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아가며

가슴 깊이 끓어오르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꼈다. 홍이가 가족 대신 독립 운동을 선택한 아버지의 마음을 어렴풋이 깨달아 간것처럼.......

문득 "늘 이런 방법밖에는 없는 걸까? 모두가 다치지 않고 서로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홍이의 물음에 눈물이 적셔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