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없는 그림책은 보는 이들의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로 재구성 되어진다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글자 없는 그림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작가의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그림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어 나만의 이야기를 완성해야 하는 나름의 숙제가 있는 것이 글자 없는 그림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로켓보이는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우리들 세대도 충분히 6.25세대를 공감하며 긴 울림과 여운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흑백사진의 한 장면을 통해 전체를 볼 수 있는 것처럼 흑백의 그림은 시각적인 표현이 두드러져 생생하게 마음에 담을 수 있게 해준다.

흑백그림이기에 화려한 컬러의 그림보다 전쟁의 참혹함과 공허함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어서인지  우울함의 감정을 주지만 빈 여백의 공간에서는 많은 희망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흑백의 색체가 숨어있다. 

피난 길에서도, 다닥다닥 붙은 판자 집에서도 달리는 기찻간에서도, 포탄이 떨어지는 공습 중에서도 종이비행기를 손에서 놓치 않고 꿈을 향해 한걸음씩 한걸음씩 전진하는 까까머리 소년의 꿈이 곧 나의 꿈이 되는 것 마냥 함께 동화가 일어난다.

강렬한 그림이 아니어도 화려한 색체가 없어도 글이 없어도 그림의 매력에 추가적인 즐거움에 빠질 기대를 가진 독자에게 꼭 추천할 만한 책이다.

또한 친환경 콩기름의 사용과 친환경 종이의 질감이 로켓보이의 그림과 정말 잘 어울리는 책 소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