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초딩스쿨>/ 밝은 미래

초등학교 때 난 학교 가기 싫은 날이 많았다. 초등학교 때 시골에 살았던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아침 일찍 일어나 먼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도, 무서운 선생님도 싫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학교를 빠질 수 있을까 궁리도 많이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학교 영순위. 그 학교는 바로 괴짜 초딩 스쿨이다. 이 책은 시리즈물로 제 1권 ‘이상한 담임선생님’ 편이다. 표지를 보면서 도대체 괴짜 초딩 스쿨은 어떤 곳이며, 선생님의 어떤 점이 이상한지 궁금해진다.

2학년 담임을 맡은 데이지 선생님은 덧셈, 뺄셈을 할 줄 모른다. 글씨를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르는 세계 역사상 가장 이상한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처음엔 이런 한심한 선생님을 이상하게 여기지만, 이 일을 비밀에 부친다. 왜냐하면 공부를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이 아무리 자신들을 귀찮게 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전히 학교가 싫다는 아이들. 급기야는 학교를 통째로 사서, 비디오 게임방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런 엉뚱한 계획은 책 100만 페이지 읽기 운동으로 이어지고, 드디어 아이들은 학교를 접수한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이 글자도 모르고 셈할 줄도 모른다는 설정이 좀 억지 같아 거슬렸다. 1학년인 딸아이는 책을 읽는 중간에 자꾸 “엄마, 선생님은 공부 못해도 돼?”, “엄마, 정말 이런 선생님이 있어?”하고 물었다. 아직 어려서인지 현실과 다른 설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좀 헷갈려 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또래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잘 나타나 있다. 학교 지하실을 둘러싼 괴담, 받아쓰기의 괴로움, 곱셈을 이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데이지 선생님을 통해 작가는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느꼈을 어려움을 공감해 준다.

여기에 더해 학교를 사들여 비디오 게임방으로 만들고 싶다는 발칙한 상상력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런 아이들의 계획에 독서 작전으로 맞불을 놓는 교장 선생님도 멋지다. 딸아이는 학교를 비디오 게임방으로 만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러운 듯 “대박!!!”을 외쳤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읽을 수는 있지만 혼자 읽기엔 글밥이 조금 많다. 혼자 읽기에는 2학년부터.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라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독후 활동으로는 아이들과 ‘내가 다니고 싶은 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기회를 통해 학교생활의 고충을 들어주는 것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