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헬레비 뿌트꼬넨 선생님이 지으신 책으로 핀란드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책이래요. 그런 책을 한국의 어린이들도 공부해 볼 수 있도록 살미넨 따루 씨가 번역을 했답니다. 번역자는 전에 KBS에서 했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방송인 아시죠? 바로 그 분이랍니다. 제게는 원작자 보다 번역자가 더 친숙하고 좋네요^^

제 아들은 곧 7살이 됩니다. 5살 때 다녔던 어린이집의 교육 내용에 숫자 쓰기가 있어서 1부터 20까지의 수와 양의 개념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6살에 유치원으로 옮겼는데, 숫자나 수학에 대한 교육과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집에서 수학 동화 읽어주기, 아주 기초적인 단계의 학습지를 사서 매일 1-2쪽씩 같이 하고 있습니다. 생일날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이 모두 몇 개인지, 엄마가 후식으로 잘라 놓은 과일을 동생이랑 똑같이 나누어 먹으려면 몇 개씩 먹어야 하는지는 알지만 기호로 치환하여 덧셈과 뺄셈을 가르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자세히 살펴보니 1단원에서부터 벌써 더해서 10이 넘는 덧셈과 10이 넘는 수와 한 자리 수 뺄셈이 나오고 2단원에서는 두 자리 수의 덧셈과 뺄셈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서점으로 얼른 달려가 핀란드 초등 수학 교과서와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1을 찾아보았습니다. 1권에서는 0부터 10까지 덧셈하는 법, 계산 하는 법, 수식 쓰는 법, 0부터 10까지의 수로 뺄셈 읽는 법, 계산하는 뺄셈식 쓰는 법, 합과 차의 개념 알기, 덧셈과 뺄셈을 다양하게 적용해 보기 등의 내용으로 숫자의 기초부터 간단한 덧셈과 뺄셈의 원리와 기초를 이해하기 쉽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을 해 놓았더군요.

제 아들이 0부터 5,60까지의 숫자와 간단한 덧셈과 뺄셈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1권을 생략하고 2권으로 들어가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지만, 실생활과 연관하여 동전으로 셈을 하게 한다던가  6은 5에 1을 더한 수, 7은 5에 2를 더한 수, 이렇게 5씩 묶어서 세는 방법은 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짚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권의 처음 부분부터 들어갈 때 1권에서 익히지 못했던 내용을 설명해 주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1월 9일 첫째 날, 6-7쪽, 가볍게 입문하다.

공부할 부분을 펼치면 오른쪽 상단에 공부한 날짜를 적는 곳이 있습니다. 하루 분량이 2쪽인 것 같네요. 제 생각도 2쪽이 적당하여 하루에 2쪽씩 하기로 했습니다.

1권을 먼저 공부했다면 5개씩 묶어서 세어 보도록 했을 텐데, 아이가 원래 하고 있던 공부에 더 하는 거라서 처음부터 부담을 느낄 까봐서 편한대로 수를 세어서 숫자를 쓰도록 했습니다. 역시나 별 하나에 작대기 하나씩 긋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수를 세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꼼꼼하게 한번에 제대로 세었습니다.

1월 10일 둘째 날, 8-9쪽, 10묶음 수를 10원 짜리로 배우다.

맨 뒤에 동전 모형을 떼는 엄마를 보자 아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에요. 자기도 돈이 생겼다면서...^^

10씩 묶고 낱개를 세거나 10묶음수와 낱개를 모두 세어보는 활동은 해 본 적이 있지만 돈의 개념이 더해지니 처음에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에 공부했던 책에서 10묶음 수와 낱개를 세어보는 곳을 찾아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설명해 주고, 더 익숙해질 수 있도록 1원짜리 5개와 5원짜리 한 개의 값이 같아서 바꿀 수 있다는 것, 1원짜리 10개와 10원짜리 1개, 5원짜리 2개는 10원짜리 1개의 값이 같아서 서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바꾸어 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고 난 후에10원에 1원은 11원, 10원에 2원은 12원, 10원에 5원이면 15원, 이렇게 답을 찾아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6원은 1원짜리 5개와 5원짜리 한 개를 바꿔서 5원과 1원이고, 7원은 5원과 2원, 8원은 5원과 3원이라는 것도 같이 설명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아들이 부족한 개념을 설명해 주고 확인시켜 주느라 어제보다 시간이 세 배쯤 더 걸렸지만, 엄마가 놀아주듯이 동전 모형을 가지고 같이 공부하니까 재미있어 했습니다.

1월 11일 셋째 날, 10-11쪽, 10이 넘는 덧셈하기

묶어서 세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아들은 여전히 작대기를 그어가며 하나, 둘... 셉니다. 전날 공부했던 5씩, 10씩 묶어서 세는 것과 연관하여 10, 그리고 11, 12로 세기, 10, 15, 그리고 16, 17로 세기를 연습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그렇게 셈 하도록 약속을 했습니다. 큰 수가 아니라서 눈으로 작대기를 그어가며 세어도 틀리지는 않았으나 더 큰 수가 나올 것을 대비하여 연습해 두면 편리할 거라고 했더니 순순히 따라 주었습니다.

1월 12일 넷째 날, 12-13쪽, 두 수 비교하기

비교하는 숫자가 크지 않아서 별로 어렵지 않았고, 크다, 작다의 기호에 “더 큰 것을 먹겠어. 큰 것이 좋아!” 하면서 상어 입을 그렸더니 재미있어 했습니다. 금방 끝날 문제들이었는데, 자꾸 상어를 그리겠다고 하여 시간이 조금 걸렸네요.

1월 13일 다섯째 날, 14-15쪽, 두 수 비교하기

14쪽에서는 “더 큰 것을 먹겠어. 큰 것이 좋아!” 하면서 상어 입을 그렸던 것을 떠올리며 어렵지 않게 두 수 비교하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5쪽의 문장으로 비교하면서 뺄셈의 개념이 들어있는 문제에서는 비교하는 수의 차이가 커지자

“손이 네 개라면 좋을 텐데. 나한텐 2개 밖에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며 난감해 했습니다. 여기서 또 한번 1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지 못한 것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손가락을 펼쳐서 비교할 대상의 수만큼 손가락을 접어보게 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다행이 문제가 복잡하지 않아서 오래 끌지 않고 끝내기는 했는데, 1권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평 마감 시간이 조금 더 남았기에 하루라도 더 공부를 하고 후기를 정리해서 올리려고 했는데, 아무리 유치원생이지만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말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평일에는 유치원을 다녀오면 미술, 종이접기, 태권도를 배우러 다니느라 집에서 자기 시간을 맘껏 가질 수 없어서 주말에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둡니다. 그래도 사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시간이 부족한 아이거든요. 그래서 아들과 함께 공부한 후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말해보자면,

첫째, 이 책 하나로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감이 잡혀서 아들과 같이 공부하기에 좋은 책이었습니다.

핀란드 초등 수학교과서와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 2권의 내용이 수학을 처음 접해보는 우리 아들에게는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서 해보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1학년 과정이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설명해서 이해 시켜야하나 고민하며 자세히 보니 그 날 공부할 부분에서 기억하고 익혀야할 중요한 포인트가 책의 아랫부분에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설명을 해줄 때,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할 때 짚어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둘째, 같은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썼습니다.  0에서 20까지 수를 이해하는 데, 불꽃놀이의 별 세기, 동전 모형으로 세기, 동그라미 모양 묶어서 세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이해하기, 게임하며 이해하기, 게임도 여러 가지가 나와 있습니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여 사고의 다양성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히다 보면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서도 지루하지도 않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뒷부분에 보면 별책부록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수학 익힘책 같네요. 문제를 해결할 때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조금 어려움이 있다면 엄마랑 같이 충분히 연습한 후 별책 부록은 스스로 해보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전 모형과 동물 모형도 덧셈과 뺄셈에서 충분히 활용하고, 나중에 가게 놀이나 다른 놀이를 할 때 쓸 수 있겠어요.

맨 마지막에 수 읽기표가 있는데, 보통 한글로 읽는 방법이 같이 나온 읽기표는 봤는데, 돈의 개념과 같이 나온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앞뒤로 번갈아가며 붙여 놓고 다양하게 익숙해지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아파트 단지 안에 어떤 학습지 회사 직원들이 홍보를 나와서 아이들을 테스트 해주었습니다. 근데 7살인 아들이 덧셈을 하는데 아직도 손가락으로 셈을 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셈 하도록 놔두어서는 안된데요. 부족한 부분을 반복 연습해서 직관적으로 답이 딱딱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거지요. 물론 연산에 적응이 된 아이들이라면 언제까지나 손가락으로 셈을 해서 답을 찾을 수 없으니 더 고차원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를 해야 하지만, 이제 7살이 된 아이에게 원리를 이해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충분히 연습할 시간을 주지도 않고 단순한 반복으로 답이 척척 나오도록 한다는 것은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하는 수학이 되어야지, 기계적인 단순 반복의 수학을 가르치려고 고민하고 여러 교재들을 살피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무분별한 선행 학습에는 원칙적으로 반대이지만, 핀란드 수학여행과 같은 좋은 교재로 원리를 이해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면 선행학습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평을 작성하느라 2권부터 공부를 시작했지만, 2권의 앞 부분을 아이와 함께 공부하면서 느낀 것이 기초를 더 튼튼히 해 주려면 1권부터 공부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점에 가서 1권도 사왔답니다. 그동안에 했던 간단한 수 개념을 익히는 수학 교재가 거의 끝나가서 다음엔 어떤 책으로 공부를 해야 하나 걱정을 하며 고르기가 어려웠는데, 핀란드 초등 수학교과서와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 1, 2로 재미있게 시작하면 될 것 같아요.

벌써부터 입학 준비가 끝난 것 같아서 마음이 든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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