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란한 멧돼지 가족의 장남, 멧돌이가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멧돌이네 네 식구는 산 속에 있는 진흙 웅덩이에서 즐겁게 물장난을 하며 목욕도 하고, 가족 모두 나들이도 다니고, 아빠와 엄마로부터 사냥하는 법과 벌레 잡는 법도 배우고,

밤이 되면 아늑한 동굴 안에서 엄마가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죠.  

 

제가 책을 읽어주는 도중에 멧돼지의 울음소리 부분이 재미있었는지 저희 큰아이는 웃음이 터져서 한동안 멈추질 못하더라구요.

"끄웨에엑 끄웨에엑, 꽤액, 꽥! 꽥! 꽥!"

제가 생각해도 너무 재미있는 울음소리인 것 같아요.

멧돼지 울음소리 자료가 있다면 정말 어떻게 우는지 한 번 들어보고 싶어졌어요.

 

그러던 어느날, 사냥을 나갔던 아빠가 빈 손으로 돌아오시는 날이 계속되고..

멧돼지 가족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골프장과 콘도를 짓기 위해 산을 파헤치고 무분별하게 개발을 하고있기 때문이었죠. 멧돼지 가족들과 모든 동물 친구들, 곤충, 벌레 친구들은 무서움에 떨었고, 배고픔에 지쳐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먹이를 찾기 위해 다른 산을 향해 고속도로를 건너다가 자동차에 치여 숨진 동물들의 소식에

두려움에 떨고, 슬픔에 젖는 나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배고픔에 지쳐 먼 곳으로 사냥을 떠나신 멧돌이 아빠...

하지만 끝내 돌아오시지 못하고...

결국 사람들이 쏜 총에 맞아 돌아가셨다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노루 할머니를 통해 듣게됩니다.

멧돌이와 멧실이의 두 눈에 주르르륵 흐르는 눈물...

이렇게 슬프고 가슴아픈 이야기일줄은 미처 몰랐네요...

멧돌이 가족이 너무 불쌍하고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멧돌이가 어린이 친구들에게 전하는 편지가 담겨 있습니다.

멧돼지들이 인간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게하는 내용입니다.

멧돌이의 편지에 답장을 써보는 활동을 통해 인간뿐만 아니라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더불어 공존하는 삶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겠네요.

정말 의미있고 한 번쯤은 꼭 생각해봐야할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멧돼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실려있어 아이들의 궁금증을 채워주고 있어요.

 

여타의 단행본들과는 차별화된 이 책의 장점은 바로 독후활동 부록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어린 유아들부터 초등학생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난이도의 재미있는 독후활동들이 가득 담겨있네요. 동물들의 그림자 찾기, 미로 찾기, 색칠하기, 두 그림 중 서로 다른 곳 찾기 등 저희 아이랑 즐겁게 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서 좋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해서 글로 써보기, 멧돌이의 편지에 그림편지로 답장하기 등은 앞으로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해보기로 했어요.

 

농가와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는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운 존재로만 생각했던 멧돼지..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멧돼지의 입장이 되어보니,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행동들이었음을 알게되었고, 불쌍하고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