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를 드립니다.

이금이 작가님의 다섯 편의 짧은 동화를 한 권으로 묶은 책입니다.

이 책의 다섯 편 이야기는 초등 3~6학년이 읽기에 적절하고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공부와 학교생활, 장래희망 등의 이야기들이 실감나게 마치 내 얘기인 듯이 나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느끼는 미묘한 가족사이의 일들, 친구상이의 일들 그리고 우리 주위의 사회 단면도 언뜻언뜻 비춰줍니다.

학습지 선생님인 엄마와 장래희망의 문제로 갈등을 느끼지만 새로 전학 온 친구와 만나면서 이성친구도 생기고 엄마의 모습을 알게 되면서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조폭모녀’는 특히 우리 아이가 엄마와 겪는 갈등들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엄마에게도 많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건조주의보는 공부잘하는 누나를 둔 덕에 가족에서 소외되는 님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이 결국 건조증이 있는 가족구성원간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는 재미난 이야기입니다.  어찌보면 발가락이 닮은 것을 발견하고 마음을 놓는 김생원의 심리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결국 사람은 아이든 어른이든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가족의 울타리에서 배제되고 싶지 않은 것이 초등소년의 생각을 따라 잘 반영되었습니다.

책의 제목과도 일치하는 ‘사료를 드립니다’는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떠나는 주인공이 기르던 시베리안 허스키 장군이를 더 이상 기를 수 없게되어 사료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남의 집에 맡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같은 개 장군이를 중심에 캐나다 해외연수를 떠나는 주인공 가족과 보내온 사료를 되팔아 생긴 돈으로 근근이 살고 있는 가족 (어머니는 안 계시고 아버지마저 사고로 구류중인)의 어린이가 묘하게 대비되면서 우리 사회의 다른 측면을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른 측면을 볼 수 있고 다른 측면을 생각할 수 있고 다른 측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된 우리 아이도 이 책을 통해 많이 자라겠구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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