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 <찬다 삼촌>은 결손가정과 맺어진 이주 노동자가 아이의 엄마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시 온전한 가족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담았어요. 아이와 찬다 삼촌 사이에 싹튼 애틋한 가족애는 그들의 단칸방인 차가운 컨테이너 박스조차 따뜻하게 데워 주니까요. 

아빠랑 단 둘이 사는 아이. 그런데 찬다 삼촌이 오는데, 찬다 삼촌은 아빨랑 솥을 만드는 이주 노동자에요.  아이는 일을 마친 찬다 삼촌이 집에 가는지 아빠에게 묻는데,아빠가 고개를 젓자 야호! 환호하지만,  마음을 선뜻 열지는 못하지지요.  찬다 삼촌이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함께 밥상에 둘러앉는데,  찬다 삼촌은 손가락으로 밥을 먹어요. 아빠는 젓가락질부터 배워야겠다고 말하지만 찬다 삼촌은 자신의 손가락이 그것을 싫어한다고 말하지요. 손가락도 맛을 안다는 것이지요. 아이는 깜짝 놀라 아빠 몰래 손가락으로 밥을 먹고 김치를 먹고 멸치조림도 먹는데, 아이의 이런 행동은 찬다 삼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지. 일 터, 고양이에게 ‘찬다’라는 이름을 붙여 주는 것 또한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찬다 삼촌 또한 엄마처럼 밥을 해 주고, 아이의 머리를 감겨 주고, 구멍 난 양말을 꿰매는데, 이러한 찬다 삼촌은 그 동안 아이에게 결핍이던 엄마의 자리를 채워주는 것이었어요.  찬다 삼촌이 오면서 엄마의 자리를 회복한 아이의 삶은 봄날과도 같아, 노란 바탕에 꽃잎이 피어 있고 고양이들과 뛰어노는 아이의 모습은 첫 화면에서 보았던 텔레비전을 보던 장면과 대조적이에요.. 여기까지 오기는 아이의 마음이 많이 주저했겠지요. 한 장면 한 장면 글과 그림이 시선을 놓지 않게 하고, 깊이 음미한 뒤에야 비로소 책장을 넘기게 해요.그러다가 비로소 해소되는 아픔이라니. 정말 실감 나는 글과 그림의 구성이고,  아이가 밝게 살아나면서 찬다 삼촌 또한 자신의 수다를 되찾아요. 그리하여 본문 마지막 장면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세 명은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보이지요. 아마, <찬다 삼촌>은 우리가 이주 외국인과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해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 주는 그림책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