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을 좋아하면서도 육아는 엄마인 나에게 미루고 집안 일을 도와주는 남편이 답답했다. 집안 일들을 도와주는 시간에 대신 아이들과 더 많이 놀아주고 함께 해주라고 부탁을 했지만 남편에겐 그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남편이랑 이 문제로 대화를 많이 나눠보니 남편은 아이들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였다. 처음엔 너무 황당했는데, 친구들도 자기 남편으로부터 나와 비슷한 대답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방법적인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남편을 위해 우리 두 딸들을 이해하는 진짜 아빠가 되기 위해 육아서를 읽어볼 것을 권했다. 남편, 왠일로 유난히 흥미를 갖고 읽기 시작하더니 며칠만에 읽어버렸다.

아빠, 딸을 이해하기 시작하다란 제목처럼 우리 남편도 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많았는데 책을 읽고 난 남편이 그래도 조금은 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나름 내가 뿌듯했다.

언제부터 아이들에게 스킨십을 멈춰야하나 하는 고민들을 하는 아빠들이 많을텐데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직접 해보면 알게 된다..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또한 딸의 인생에서 아빠라는 지분을 빨리 차지하라는 말이 너무 크게 와닿았다. 아빠보다 엄마를 더 찾는 우리 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빠의 지분을 더 넓힐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춘기 딸을 대하는 아빠의 자세도 나와 있어 사춘기에 언제 접어들지 모를 큰 딸을 위해 미리 읽어두는 것이 차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딸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 남편이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알겠는데 도대체 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놀아주고 돌봐주지 않는지 항상 불만이였는데 이 책을 계기로 그런 나의 고민을 조금 덜 수 있어 너무 고맙다. 아빠와 딸은 남자와 여자처럼 서로 많이 다르구나라는 시작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점이 더 많다는 점을 염두해두니 더 많은 관심사를 공유하고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