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구마가 어떠한 경유로 해서 우리나라에 보급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고구마 꽃이란 책을 읽고 아~ 백성을 굶주림에서 구한 귀한 음식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하게 된다.

이야기는 조선시대 때 '조엄'이라는 관리가 쓴 사행기록 <해사일기?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일본 대마도라는 섬에 먹을 수 있는 풀뿌리가 있는데 일본 발음으로 고귀마라고 부른다.

고귀마는 생김새가 감저(마)나 무뿌리와도 같으며 오이나 토란과도 같아 모양과 크기가 각기 다르다.

색은 붉은색을 띠며 그 맛이 구운 밤맛과도 같다.

고귀마는 생으로 먹을 수도 있고, 고워서도 먹으며, 삶아서 먹을 수도 있다.

곡식과 섞어 죽을 쑤어도 되고, 떡을 만들거나 밥에 섞어도 된다.

고귀마를 넣어 되지 않는 음식이 없으니 이 고귀마가 조선 팔도에 퍼진다면 굶주리는 백성이 결코 없을 것이다.

<해사일기> 1763년 6월 18일



 知즉爲眞愛 愛즉爲眞看 看즉畜之而非徒畜也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측축지이비도축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이 않으리라'



조선시대 소론과 노론간에 편을 갈라 다투고 있는 시점 노론의 아들 조엄은 서당에서 홍경이라는 아이가 낀 무리에게 도적놈이라며 괴로힘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성저십리에 들어갔다가 포졸들로부터 된통 얻어맞고 있는 홍경이를 조엄의 아버지께서 구해 집에 데려 보리밥을 함께 한 이후로 조엄과 홍경이의 인연은 시작된다.

4살이 된 홍경이의 막내 동생은 못먹어서인지 2살정도르 작고 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바지에게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한 조엄과는 달리 별일이 아니라는 듯 "너 혹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 줄 아느냐고 물었다ㅡ 그것은 먹을 것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소나무 속껍질을 벗겨 먹고 소나무 소껍질이 똥구멍에 걸려서 잘 안 나와 피가 나오는 것이라는 소리에 조엄은 너무나도 힘들었는데 홍경이는 결심이라도 한듯 아이를 지게에 지고 이웃마을에 아이를 부탁하러 간다.



그 이후 홍경이의 아버지와 조엄의 아버지가 친구였던 사실을 안 조엄의 아버지는 홍경이를 조엄과 같이 자식처럼 돌봐주며 공부를 시켰고, 홍경이는 역관시험에 합격했고 조엄은 동래부사, 암행어사 등의 관식을 떠돌았다.



그러던 중 1763년 영조 임금 때 일본의 새로운 쇼군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일본에 보낼 사실행차에 홍경이와 조엄이 끼었고. 일본에서 조그마한 아이가 호호 불며 먹는 고귀마를 보며 어떻게 키우는 방법이라던지 시기를 자세히 물어 몰래 조선에 가져가고 싶어졌다. 이것만 있으면 백성들이 굶지 않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종자를 몰래 숨겨 1차 홍경이를 보내는 와중에 홍경이는 물에 빠져 죽어가는 동안에도 가슴에 고귀마의 종자를 가슴에 꼭 안고 있었고, 조선에서 그 종자를 심었지만 썩고 말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조엄은 일본에서 고귀마의 재배법과 시기등을 더욱더 상세히 적고 대마도주에게 고귀마의 종자를 선물로 달라고 하였다. 결국 대마도주는 흔쾌히 고귀마의 종자를 선물로 주었고 조엄은 조선으로 와서 홍경이의 죽음에 이르게 한 고귀마를 여러 실패 끝에 드디어 조선 팔도에 퍼져갔다.

그리하여 조선에서는 고귀마가 널리 퍼졌고 어린아이가 발음이 안되어 고구마라고 불리우게 된 것이 지금의 고구마로 불리게 되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