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만 보면 논술에 관한 교육 비법 책 같은 느낌이 난다.

그래서 이솝과 논술이 어떤 연관이 있나 싶어 

잔뜩 기대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첫 장을 여는 순간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나를 즐겁게 했다.

내가 어릴 적 너무나 즐겨 읽었던 

이솝의 논리와 지혜에 가득 찬 삶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처음부터 이솝이 이런 능력을 타고 났던 것이 아니라니 

더욱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어릴 적 이솝우화를 외우다시피 읽었던 적이 있었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읽을 책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그 때 읽었던 이솝의 이야기들은 나에게 정말 맛있고도 맛있는 

이야기라서 정말 아끼고 아꼈던 보물같은 것이었다.

이솝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사람은 아니었다.

노예였고, 신이 버린 외모를 지닌 사람이었다.

게다가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 들을 수는 있었지만, 

자신의 의사 표현을 자유로이 할 수 없었다.

사람에게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누구나 안다.

그런데 이솝은 외모도 표현도 할 수 없었다니 얼마나 불공평한가?

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했던 말이 이솝을 보면 알 수 있게된다.

이솝에게는 지혜가 있었고 착한 마음씨가 있었다.

그래서 여신의 은총을 받아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의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단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해서 

이솝이 이런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철학자의 노예로 살면서 철학자를 골려주고, 가르침을 주고, 

끝내는 그의 언어와 지혜로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게 되기까지의 생에서 

우리는 그에게서 논술이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면서 그가 당장  내 앞에 나타나

"너희가 논술을 아느냐?"하고 

호통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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