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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을 받고 생각보다 많은 분량이라 잠시 놀랐다. “12살의 전쟁”이라고 해서 단순히 어린 아이가 겪은 조금의 전쟁 이야기겠거니... 하고 혼자 착각을 했나 보다.
읽다 보니, 1970년대 태어났던 나로선 전혀 알 수 없었던 전쟁 통 속에서의 당시에 보통 사람들에게 갑자기 닥친 일상생활속에서의 전쟁의 모습들이 안타까움, 때론 놀라움, 또 때론 끔찍함이 실제처럼 느껴져 참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 한국인으로 6.25를 경험하지 못한 주제에 죄송한 마음도 들지만, 일단은 그렇게라도 느껴지는 건 내가 그 끔찍한 전쟁을 직접 겪지 않았던 제 3자의 마음으로 읽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산골 깊숙이 살던 마을 사람들에게 결국 전쟁의 실제가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어른들에게도 그렇지만, 12살 소년 강하가 겪기엔 참 힘들었을테다. 하지만 여러 사건(?)들을 두고도 차분하게 강하의 마음으로 읽게 되는 이 책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직접적인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나도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눈물이 났지만, 우리 아이들은 나만큼 만이라도 이 책으로 전쟁에 대해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시대가 지금과 다른데다가 지역적으로 특색있는 말투가 많아서 중간중간 다시 말뜻을 되짚어 보며 읽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큰 맥락 속에서의 엄청난 역사적 사건과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결코 무관하지 않게 연관되어 있는 글이 흥미롭게 흐르고 있어서 정말 잘 읽었다. 그리고 엄마의 마음으로 본다면, 강하의 엄마처럼 위기에도 슬기롭고 용기있는 엄마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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