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변덕스런 봄날 따뜻한 볕이 잠시 든 풀밭에 앉아
책표지를 편 후 한 번에 후욱 읽어내리기 딱 좋은 책이었다.
그만큼 한 번 손에 잡으면 끝을 알고 싶게끔하는 매력도 있고
이야기의 전개나 책의 두께도 초등학교 3-4학년이 읽기 딱이었다.
덕분에 나는 딸과 함께 자기전에 책을 펴서 읽고는 그리고도 잠이 오지 않아
만약 우리에게 저렇게 신비로운 물감이 생긴다면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곤 혼자서 제일 하고싶은 것은, 다시 10대로 돌아가고 싶다느니,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느니, 미운사람을 혼쭐을 내주고 싶다느니.....
신나서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니 딸아이는 나를 뚫어지게 보더니
이렇게 초연하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엇다.
구름이 같은 개한마리 더 사고 싶고,
그렇게 개 두마리랑 푸른 풀밭에서 뒹굴며 놀고,
반친구들 모두 모여 하루종일 파티하고 싶어......
아~~~
아이들의 아름답고 소박한 마음일랑은 내가 페르코의 물감이 있어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되돌리기 힘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혹시라도 내가 페르코처럼 짧은 바지 한 곳에라도
하늘빛이 떨어져 있다면 그 하늘 한 점을 오랫동안 사랑하고 좋아할 수 있을지 물음을 던졌다.
상상만 하면 뭐든 이뤄지는 시간을 주면 어른들은 정말 아무도 상상못할 엄청난 일들을
하고 싶어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쁘거나 욕심많거나 하지 않다.
이 책에서도 페르코와 칼리등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나를 미소짓게 했다.
아이들을 위한 많은 책을 보았지만 정말 너무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