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그동안은 도시에서 살다보니 바닷가 하면 쉼이 있고
넉넉함이 있는 휴양지로만 생각하는 참 부끄러운 엄마였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서 아이에게 들려줄 고향이나
바닷가나 시골에 관한 이야기는 어쩜 너무도 무미 건조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실제로 섬마을에서 생활을 해보신 작가 박형진 선생님의 글에는

갯마을 아이들의 일상이 그대로 녹아 내려 있었다.

구수한 사투리는 물론, 단지 바다뿐이 아닌 농사를 짓기도

산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것들이 어우러진 갯마을 이야기는

정말 우리 두모녀에게 따뜻한 저녁시간을 내주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쉼만이 존재하는 그래서 따뜻한것이 아니라

더러는 힘들고, 더러는 외롭고, 또 더러는 뒤집어지게 재밌기도 한

일상이 도심의 우리 일상으로 녹아들어오는 듯했습니다.  

비록 힘들어서 등을 지는 많은 사람들, 무엇보다 떠나버리는 친구들로

가슴아파하면서도 혼자 남아 갯마을을 지키는 하진이의 모습이 문득

너무 슬프다는 딸아이의 이야기에서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전해주고자 했던

가슴으로 안아야할 사회의 일면이나 공동체를 지켜나가야 하는 우리의 모습보다는

먼저 감정적으로 전달되어지는 것들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누며 사는 모습은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외롭고 힘든 그러나 소신을 갖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친구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바로 지금은 너무 외롭고 힘든 우리 농촌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출발점이 되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보리 피리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모닥불이 피워 있지 않고 감자를 구워먹지 않아도
딸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동안 정말이지 동안 말로 풀어보지 못했던

엄마세대의 어린시절에 대한 이야기나 우리 사회의 여러 모습을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평은 블로그와 교보, 인터파크에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