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배”

제목도 재밌고 표지 그림도 재밌다.

동시를 읽어보면 생각외로 참 재밌다.

시집과는 또 다르게 동시집이 주는 느낌은 재밌고 풋풋하다.

그리고 가볍고 신이 난다.

이 동시집은

총5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 얼레, 바지 벗었잖아.

2장 고협압 친구인 아버지

3장 그림을 그리는 바람

4장 1월

5장 자전거의 생각

1장은 꽃들에 대한 동시이다.

할미걸랑-할미꽃, 작하산-민들레, 얼레, 바지 벗었잖아-붓꽃,가로등-해바라기 등등

어떻게 꽃을 보며 이런 날말들을 창조할 수 있는지 너무 신기하다.

내 눈에 보이는 꽃은 예쁘다, 크기가 크다, 색깔이 곱다 등등 단순하게 생각되는데

시인은 시선은 참 멋진 것 같다.

 

얼레, 바지 벗었잖아(붓꽃)

수련 꽃 보고 싶어/고개 빼고/곧추선/연못가/붓꽃

얼레,

바지 벗었다고/붓꽃 보기/부끄 부끄

얼른/이파리 뒤로 숨는/얼굴 붉힌 수련 꽃.

1장을 아이들과 함께 읽은 뒤 동시집을 챙겨들고 꽃을 보러 가고 싶다.

시인이 표현한 꽃의 모양이 정말 그런지 아이들과 맞추어 보고 싶다.

이 얼마나 신나는 체험일까!

 

고혈압 친구인 아버지

엄마와/나,/동생 말고도/아버지는/고혈압과 당뇨와/함께 산다.

남들은/병이라 하여/떨쳐 버리려/애를 쓰는데/아버지는 함께한다/가까운 친구처럼 친하게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처럼/고혈압과 당뇨에게/끼니때보다 더 정확하게/때를 맞추어 밥도 준다.

아버지를/찾아온 귀한 손님이니/함께 살아야 한단다/그래야만/아버지를 지켜 준단다.

나는 지금껏 한번도 병을 친구라 생각해 본 적 없다.

그런데 이런 시선도 가능하구나 처음 알았다. 병을 적이라 생각하면 병 때문에 마음까지 힘들어지는데 병을 귀한 손님이라 여기는 마음이라면 아파도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도 같다.

 

이처럼 이 똥배란 동시집은 시인의 곱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참 좋다.

이영림님이 그리신 그림도 참 예쁘고 따뜻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것 같아 동시랑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동시집을 읽지 말고

한번 직접 느껴 보기를 바란다.

동시집이 주는 매력이 어떤 것인지 이 책과 함께 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