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선물이야!  짜잔~~~"" 

"어? 이거 전에 도서관에서 봤었는데. 게임에도 있어" 

역시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다르네요. 저는 나름 선물이라고 택배올때까지 말을 안하고 내밀었는데, 우리 아들은 탐험영웅 말고 다른 영웅시리즈를 봤었다고 하더군요. 엄마는 이것도 아직 안봤어? 하는 표정도 잠깐, 금방 책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기차가 살아서 움직이고, 해저터널의 유로스타가 다가오는 위헙한 상황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상황설정과 스토리.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할 나이라는 9살 우리 아들은 탐험영웅이 도착한 날부터 하루에 한번씩 읽고 있어요. 해리포터를 보고 나서는 자기도 순간이동이나 마법지팡이가 있으면 좋겠다며 예쁘고 긴 볼펜을 찾아서 마법사 놀이를 하더니, 이 책을 보고나서는 변신 능력이 좋은가 봅니다. 업그레이드 변신능력이라면 전에는 그냥 변신했었다는 얘긴데...다른 영웅시리즈를 찾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열면 악당이 등장하고, 주인공 벤 일행이 영국으로 향합니다. 런던의 빅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과 버킹엄 궁전, 올해는 런던올림픽까지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장면이 나오지요. 시공간을 초월하는 악당이 정작 다른 능력은 없어서 또다른 악당인 케빈을 끌어들이고, 산업혁명의 발단이 된 증기기관차를 발달시킨 제임스 와트도 등장합니다. 언젠가는 나도 영국과 프랑스의 유로스타를 타보리라 생각했는데, 여기 나온 것처럼 그냥 터널이라면 - 바닷속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 거게도의 거가대교와 뭐가 다르지? 하는 의구심도 생기고요. 우리 아이는 벤이 변신하고 기차가 살아움직이고 타임리프로 과거의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등의 장면을 좋아하지만, 저는 이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할아버지가 케빈의 마음에 아직 선한 마음이 남아있다고 얘기하는 장면이요. 우리 아이들이 요즘 공부에 치이고 숙제와 학원에 묻혀 살지만, 학교폭력이나 공부로 받은 마음의 상처를 거두어내고 나면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도 선한 마음,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보이겠지요? 왠지 마음이 이상해지면서 '그래, 아직 세상은 살만해'하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책과 함께 영국 지도와 탐험영웅 필통이 함께 왔습니다. 우리 아들은 당장 필통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빠져드는 책은 마법천자문 이후로 처음인것 같습니다. 신나게 읽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귀엽고 어깨너머 함께 보며 같이 즐거워하지만, 그래도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해봐, 엄마가 업고 다닌텐데...'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저도 대한민국 초등학생의 엄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