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 된 아들이 다른 아이들 얼굴을 갑자기 이유 없이 꼬집어요. 식탐도 너무 심하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우선 아이를 야단치고 혼내고 꼬집고 타이르는 것은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엄마는 31개월인 아이들이 말귀를 알아듣는다고 생각하지만 만 3세 아이의 지능은 똑똑한 반려견과 비교할 때도 높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참 말로 타일러도 아이들은 그 때 엄마가 뭔가 이야기하니까 고개도 끄덕이지만 어른들이 하듯이 그것을 기억해서 지키지 못합니다. 야단치거나 혼내도 그 때 뿐입니다. 아이가 다른 아이를 꼬집는다고 엄마가 꼬집으면 아이는 더 화가 나고 다음에 다른 아이들을 더 세게 꼬집게 될 것입니다. 그냥 아이가 하지 못하게 손을 잡아서 말리거나 아니면 아이들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만 3세 이전의 아이들의 경우 아직은 적절한 사회성이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장난감을 뺏고 먹고 있던 음식을 자기 쪽으로 가지고 오거나 자기그릇으로 담아 상대방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직은 정상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 나이 또래 애들은 모두 어느 정도 자기중심적입니다. 어른들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다 보면 따돌림을 받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을 뿐 마음속으로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습니다. 지능이 더욱 발달하게 되면 이런 경향은 멈추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지금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아이와 다른 아이를 함께 두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습니다. 부모님들 중에는 사회성을 키워야 한다고 하면서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아이를 억지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게 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의 경우 다른 아이를 자극하게 될 뿐입니다. 다른 아이를 자극하는 아이나 피해를 보는 아이나 둘 다 마음 아플 뿐입니다. 아이가 언어가 발달하고 본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친구와 함께 있기를 원하기 전까지는 가급적 혼자서 있게 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회성이 발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외출할 때 아이가 돌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역시 훈련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외출 나갈 때 혼자 나가지 마시고 남편, 시어머니, 친정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어른과 함께 나가세요. 그래서 어른들이 항상 주의를 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그게 아니면 외출할 때는 아이가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게 엄마의 손과 아이의 손을 끈으로 연결을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엄마가 타이르고 야단치는 것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장치와 시스템을 통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식탐의 경우는 그 나이 때는 정상일 수도 있으나 걱정이 된다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소아과를 방문해서 한번 진찰을 받아보세요. 내분비 질환이 있어서 그러는 경우도 가끔 있거든요. 그리고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섭식중추시스템의 발달이 더디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소아과에서 내분비나 신경계의 문제가 의심되는 경우는 해당 내과 질환이 공격적 행동과 연관이 있는지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보세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