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뇨증이 있는 12살 남자 아이입니다. 어떻게 해야 나아질까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야뇨증이 있는 것 같네요. 야뇨증의 정식명칭은 유뇨증(enuresis)입니다. 침대나 옷에 반복적으로 소변을 보는 것을 유뇨증이라고 하는데 야간형, 주간형, 주야간형으로 나뉘어집니다. 야뇨증은 유뇨증 중에서 야간형인 것이지요. 일부러 그러는 것이건 혹은 자신도 모르게 그러는 것이건 침대나 옷에 소변을 보는 현상이 3개월 동안 최소한 2회 이상 있으면 유뇨증이라고 합니다. 5세 이상에서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야뇨증의 경우 우선 방광과 요도의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광에서 요도로 연결되는 부위의 각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 배뇨장애가 있을 수 있어서 검사를 요합니다. 소변이 완전히 배설이 되지 않으면서 방광염이 발생하면 야뇨증이 야기됩니다. 그 외에도 신경성방광 등이 문제가 되는 수가 있습니다. 드물게는 소아당뇨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배뇨와 관련된 호르몬 이상이 있어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야뇨증으로 검사를 받아서 이상이 없었더라도 최근 2~3년간 추가로 검사를 받지 않으셨다면 그 때 없었던 이상이 지금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아보세요.

만약에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그 때는 저녁 식사 이후에는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저녁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야뇨증이 있게 되는 경향이 있다면 과다한 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잠자기 전에 미리 소변을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때로는 아이가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서 혼자 화장실에 가는 것을 무서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화장실에 가서 물을 내릴 때 나는 소리를 무서워하기도 합니다. 밤새 소변을 참다 참다 새벽에 보게 되는 것인데요. 이런 경우는 일단 방안에 소변기를 놔주는 것도 방법의 하나입니다.

소변을 봤다고 야단을 치면 아이는 더욱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한번 실수를 하면 3~4회 계속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불안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밤에 소변을 지리더라도 야단치지 말아야 합니다. 형이나 동생이 알면 챙피해할 수도 있기에 조용히 이부자리와 옷을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소변을 지리지 않았을 때 칭찬해주는 것도 동기부여가 됩니다.

야뇨의 빈도가 잦으면 약물치료나 소변을 지리면 자명종이 울리게 하는 센서를 이불에 장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인 이미프라민이나 항이뇨호르몬 작용을 하는 데스모프레신을 주로 복용합니다. 연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60%~70% 정도에서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가 소변을 보면 자명종이 울리게 하는 센서를 장착하는 경우 자명종이 울리면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나머지 소변을 보게 합니다. 이렇게 자꾸 화장실에 가도록 하다 보면 나중에 자다가 깨어나서 화장실에 가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자명종이 울리면 온 가족이 전부 깨어나게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심리적인 문제가 있으면 야뇨증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수면과 배뇨를 조절하는 기전에서 문제를 찾습니다. 그런데 심리적 문제가 야뇨증을 일으키지는 않더라도 야뇨증으로 인해서 아이가 수치심을 느끼고 불안해지는 심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심리치료를 해서 야뇨증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야뇨증으로 인한 불안, 우울, 수치심은 미술심리치료나 놀이심리치료를 받으면 호전이 될 수 있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