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26개월 여아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아이 아빠가 외국에서 일을 하거나 출장이 많은 경우 친정어머니가 오셔서 함께 살면서 아이를 돌봐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엄마가 맞벌이 하는 경우 누군가 아이를 돌봐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아이 아빠가 오랜만에 휴가를 얻어서 일주일이건 한달이건 있게 되면 친정 어머니가 딸의 집에 계속 있기가 아무래도 거북합니다. 사위와 한 공간에 있는 것도 쉽지 않아요. 그리고 부부가 오랜만에 함께 있으니까 아무래도 둘이만 있기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생각하면 할머니가 돌봐주는 것이 좋지만 아무래도 장모님의 입자에서는 사위 눈치가 보입니다.

아이도 부모님과 있을 때는 할머니를 잊고 살지만 급한 일이 있어서 잠깐 할머니에게 맡기면 그 때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26개월 정도인 경우 분리불안이 아직 있는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6개월이면 어느 정도는 분리불안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우선 남편과 의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좀 울고 힘들더라도 남편은 부부만 둘이서 있기를 원할 수 있거든요. 남편이 둘이서만 있기를 원하면 힘들더라도 남편이 집에 있는 동안을 부부가 아이를 돌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남편도 장모님이 집에 오셔서 아이를 봐주시기를 원한다면 그 때는 친정어머니께 말씀드려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친정어머니의 의사도 중요합니다. 사위와 함께 있게 되면 아무래도 불편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친정어머니께 와서 아이를 봐달라고 하는 것 보다는 어려운 사정을 얘기만 하세요. 그래서 친정어머니가 그럼 내가 가서 아이를 봐줄까 하면 그렇게 해달라고 하시고 만약에 친정어머니가 사위가 있어서 곤란하다는 눈치를 보이면 아빠 엄마가 힘들더라도 아이를 돌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