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를 산처럼 쌓아놓고 노는 9세 남자 아이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많은 아이들은 레고를 가지고 집, 자동차, 로봇, 동물 등 구체적인 뭔가를 만들면서 놉니다. 그런데 아드님은 레고를 가지고 일종의 산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레고를 가지고 만든 산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올려놓은 것이지요. 이 행동 자체를 놓고 정상이다 이상이다 얘기하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행동 하나를 보고 자제분이 왜 이러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만약에 자제분이 친구들도 있고, 학교생활도 잘하고, 공부도 어느 정도 잘 따라가고, 부모님과 의사소통도 잘하는데 집에서 레고를 가지고 놀 때만 이런 부분이 있다고 하면 그것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창의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 말라고 하기 보다는 왜 그러는 지를 물어보고 같이 노는 것도 방법의 하나입니다. 놀이치료라는 것이 꼭 치료자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어머니가 같이 놀아주면서 아이와 얘기를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놀이치료가 됩니다. 그러면서 아이와 얘기도 하고, 아이가 레고산위에 올려놓는 물건에 대해서 상징적 의미를 탐색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제분이 말로 의사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엄마와의 감정적인 교류도 부족하고, 레고로 산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다른 반복적인 행동이 있고, 이유 없이 반복하는 몸짓도 있다면 그 때는 발달장애를 의심해야 합니다. 만약에 이런 증상들이 있다면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나 심리센터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