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남동생을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26개월 형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26개월인 아이가 8개월인 아이보다 나이가 많지만 26개월인 아이나 8개월인 아이나 아직 어리기는 매한가지입니다. 26개월인 아이는 8개월인 동생보다 큽니다. 하지만 8개월인 동생이 탄 보행기는 26개월 큰 아이보다 크지요. 26개월일 때도 간단한 얘기는 하고 “응” “응”하고 대답도 합니다. 소리를 지르면 오고 가라면 가기도 하지요. 하지만 아이가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부분은 아직 엄청나게 부족합니다. 어머님도 26개월일 때를 상상해보세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큰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훈육을 하고 야단을 쳐도 별 효과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한 방법은 두 이아가 서로 싸우기 전에 미리 개입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 아이는 계속 큰 아이 장난감을 만지려고 하는데 큰 아이보고 참으라고 하는 것은 큰 아이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일입니다. 어른들도 자기 물건을 남이 만지면 싫어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때는 작은 아이가 큰 아이 장난감을 만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차라리 합리적이지요. 큰 애도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사리분별이 됩니다. 작은 아이도 나이가 들면 큰 애가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지는 않습니다. 그 동안은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가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싸우지 않도록 중간에서 미리미리 개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에 둘이 싸울 것 같으면 큰애만 데리고 산책을 나가든지 아니면 작은 애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맞기든지 하는 것이 낫습니다. 큰 아이건 작은 아이건 아직은 어른들이 자신만을 위해서 온전히 관심을 주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둘을 같이 있게 하면 두 아이 모두 온전히 애정과 관심을 받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큰 애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후에도 어른들로부터 개인적으로 온전히 관심을 받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