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 가서 낯선 사람들 대하면 울면서 싫어하는 30개월 여아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태어나서부터 외할머니 댁에서 자라다가 6개월 전부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으니까 아직도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낯설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과 부모님이 아이를 대하는 방식도 다를 겁니다. 부모님은 아이에게 맞춰준다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아직은 낯선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아이가 낯선 장소에 갈 때 두려워도 견디는 이유는 자신을 계속 돌봐주는 이가 있어서인데 아직 6개월만 함께 있은 어머님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시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집에서 아버지, 어머니와 친해지는 것입니다. 아이가 두려워서 울음을 터뜨리는 상황에 아이를 굳이 지금 노출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부모님들이 가셔야 하고 그러다 보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함께 가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치 않은 낯선 장소로 자꾸 자신을 데리고 가는 부모님이 이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밖으로 다니기 보다는 아이와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 그래야 자연스러운 신뢰가 구축이 됩니다. 아이가 답답하고 할 때, 아이가 나가고 싶다고 할 때만 밖으로 나가면 됩니다. 일단 그런 과정을 통해서 부모님과 아이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일체화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억지로 밖으로 데리고 나갈수록 아이는 더욱 힘들어집니다. 부모님이 답답하시더라도 집에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아이가 심심하고 답답하다면 밖으로 나가겠다고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낯선 곳에 가서 자연스럽게 재미있게 지내게 될 것입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