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엄마의 걱정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사람은 모두 성격이 다르게 태어납니다. 누군가는 겁이 없고 누군가는 겁이 많습니다.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고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흔히 어려서부터 겁이 없어서 낯선 사람을 만나도 금세 친해지는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성이 좋은 아이로 클 것이라고 착각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어려서는 활발한 아이 중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까다로운 아이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흔합니다. 어려서 활발한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만 좋아하고 실속도 없고 실력도 없는 경우가 되는 경우는 상당히 흔합니다. 반대로 어렸을 때 내성적이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싫어하던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 사려 깊고 신중한 인간관계를 가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리고 내년에 어린이집에 가서 못 지내면 어떻게 하나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직도 4개월이 넘게 시간이 있습니다. 갓난아기 때는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던 아이가 뇌가 발달을 하면서 말도 하고 걷게 되듯이 사회성이라는 것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뇌에서 발달이 이루어지면서 형성이 되는 것입니다. 어떤 아이는 수학능력이 늦게 발달하고 대신 사회성이 빨리 발달하고, 어떤 아이는 사회성이 늦게 발달하고 수학능력이 빨리 발달할 수 있습니다. 즉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게 됩니다. 억지로 낯선 사람들을 자꾸 만나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의 사회적 뇌가 어느 정도 발달하면 친구들 만나는 것이 재미있어서 아이들 많은 곳에 가게 해달라고 조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하면 굳이 내년 봄에 꼭 어린이 집에 보낼 필요 역시 없는 것입니다. 엄마만 힘들지 않다면 초등학교 갈 나이가 될 때까지 엄마와 주로 함께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아이의 맞춤형 사회성 발달에는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이가 준비되어 있을 때 어린이 집에 가면 되는 것입니다. 어린이 집에 가지 않고 엄마와 주로 있으면서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게는 또다른 자신만의 장점을 키울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