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보기에 별일이 아닌 것이 아이에게는 중요한 일일 수 있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사람마다 저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싫어하는 것이 다릅니다. 그런데 아이는 아이이고 어른은 어른입니다. 어른들은 자신이 어른이기에 아이가 어른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에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도 힘들어하고 순간적으로 행동을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어른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아이에 맞추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평소에 차분하고 소심한 아이이고 겁도 많다면 먼저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는 아닐 것입니다. 아이가 화를 내는 일은 아마도 갑자기 자신을 건드리거나 자극하는 것일 거예요. 특히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신체적 접촉에 민감할 겁니다. 어른이건 아이건 자신의 몸에 자신의 허락 없이 손을 대거나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거부하게 됩니다. 아무리 부모자식 사이라도 아무리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 손녀 사이라도 아이가 하기 싫은 것을 하면서 참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화를 내는 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기록해보세요. 그리고 가급적 어른들이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어른들은 아이가 화내고 짜증내는 반응이 재미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자극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아이가 그토록 화를 냈다는 것은 그런 일련의 행동이 견디기 힘들게 괴롭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일단 아이가 싫어하는 행동을 어른들이 자제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할아버지는 귀엽다고 아프도록 꽉 안고 싶겠지만 그런 장난이 아이는 불쾌한 것입니다. 불쾌한 것을 불쾌하다고 말하고 싫다고 할 정도의 권리는 아이에게도 있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