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교육으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다 

 서양에도 격대교육 성공 사례가 많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사람으로 외할머니를 꼽았다.

오바마는 이혼 가정에서 자라나 피부색이 다른 외조부모의 보호와 교육 하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오바마의 부인 미셸 오바마는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이 오늘의 오바마를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체로키 인디언의 피가 흐르는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하와이 대학에서 만나서 교제를 시작했고, 간단한 구혼 뒤에 결혼해 오바마를 낳았다.

백인과 흑인의 결혼은 당시 1960년의 미국 대부분 주에서 범죄에 해당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하와이는 미연방에 새로 편입한 터라 상대적으로 관용적인 문화가 있었고, 그들 부부는 무사히 아이를 낳았다.

 얼마 후 아버지는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혼자 보스턴으로 떠나야 했다.

2년간의 학업이 끝나면 어머니와 아기 오바마도 그에게 합류해 케냐로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들 부부의 관계는 보스턴과 하와이의 거리만큼 멀어졌고,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오바마의 아버지는 혼자 조국으로 돌아갔다. 막 독립에 성공한 케냐의 국가 건설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였다. 그는 케냐의 경제학자이자 재무부 관리가 되었고, 재혼을 했으며, 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다.

 
 오바마의 어머니는 하와이 대학에서 만난 인도네시아인과 재혼을 했다.

오바마는 양아버지의 고향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이주해 이복동생과 함께 4년을 보냈으나, 외조부모가 사는 하와이로 혼자 돌아와야 했다. 오바마가 미국식 교육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어머니가 아이를 하와이의 부모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열 살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장장 9년간 외할머니의 무한한 관심과 사랑,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자랐다. 오바마의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은 혼혈아인 손자가 하와이 백인 사회에서 인종차별로 상처를 받을까봐 늘 노심초사했고, 이에 섬세한 배려와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외손자를 하와이 명문 사립학교 푸나호우에 보내기 위해 새 차나 옷 사는 것을 미루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훗날 오바마는 외할머니에 대해 말할 기회가 있을 때 “외할머니는 조용한 영웅들 중 한 분”이자 “나를 위해 한없이 희생했고,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말라고 가르쳐 준 사람.”이며 “외할머니는 내게 미국의 가치를 심어줬다. 애국과 근면, 이웃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셨다.”라고 평했다.

오바마의 정서와 인성, 가치관이 대부분 외할머니 교육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바마에게 외할머니의 존재는 축복이자 전부나 다름이 없었다.

오바마의 아버지는 1982년, 외할아버지는 1992년, 어머니는 1995년에 사망했다.

더욱이 오바마에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어린 시절 단 한 번 만나 농구공을 선물 받고 헤어진 것이 다였다. 오바마의 외조부모는 이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썼다.

어린 오바마가 자신의 뿌리를 부정하지 않도록 아버지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자주 들려준 것이다. 
 “너희 아빠가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단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너희 아빠를 좋아했지.”
 “너희 아빠는 재기가 뛰어난 사람으로 성적이 우수한 미국 대학 졸업생 모임 회원이었고, 하와이 최초의 장학생이기도 했어. 매력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단다.”

 오바마의 아버지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서 다정하고, 상냥하며, 현명한 사람이었다. 덕분에 오바마는 자신감과 희망이 충만한 인물로 자랐다. 
 한 아이의 인생은 세대 간의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아이가 자신만의 이상과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끈기가 필요하며, 자신의 꿈을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부모와 교사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오바마의 경우 부모 대신 외조부모, 특히 외할머니가 그 역할을 대신 했다. 이렇게 부모 세대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이전 세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대신 맡으면 된다. 그

 결과 오바마는 마침내 불가능해 보였던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꿈을 이루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오바마가 특권층의 자제나 명문가의 일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바마의 외조부모는 학벌이 높거나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침실 두 개짜리 서민 임대아파트에서 노년을 보낸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다시 말해 좋은 교육은 반드시 많은 자원이나 특별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격대교육에 필요한 것은 오직 애정과 희생이다.

손자와 손녀의 웃음에 행복을 느끼는 조부모라면 누구나 위대한 교육의 과정에 동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