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교육: 자연소외현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길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들은 개인이 태어난 문화와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반대로 개인을 지배하는 세계관과 인간관이 결국 세상의 모습을 결정하게 된다. 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개인과 공동체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교육의 가치는 시장이 매겨놓은 가격보다 휠씬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한 흐름인 자연교육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인간과 자연(세계)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것이다. 자연교육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거나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형성하여 연결해주는 활동이다. 따라서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결과 나타나게 되는 자연소외현상을 극복하고 다시 혹은 새롭게 자연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자연친화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다양하면서도 심도 있는 자연과의 교감과 개인적인 체험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스스로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그것과 감정적으로 소통하며 자연물들을 체험하며 얻은 지식과 자연의 관계성을 이해하고 심화하는 과정이 모두 포함된다. 즉, 자연물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온 몸으로 체득하고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경험한 것들을 누군가와 나누고 체험한 것들의 가치를 성찰해보는 과정까지 포함되는 것이다. 자연교육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지적 사고와 이성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고 우리 인간이 세상의 일부로써 존재하며 그 안에서 조화롭게 적응하고 살아가야한다는 세계관을 가지도록 돕고자 한다.

자연교육은 다양한 교육 대상과 상황에 맞추어 자연체험의 방법들을 가장 핵심적인 주제인 ‘관계성’과 목적에 맞게 의식적으로 투입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와 같이 관계성을 바탕으로 하기에 자연교육학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은 생태중심적이다. 생태중심적 세계관은 인간이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생물들이 기본적으로 같은 중요도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이 정해놓은 기준과 척도는 모든 만물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의 상위개념이 아니고 자연을 지배할 수 없으며 자연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는,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일부분으로서 다른 구성원들이 그렇듯 하나의 역할과 공간을 가지고 생활할 뿐이다. 다른 생명체들은 세상을 함께 구성하는 우리의 동료들로써 우리는 그들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나 자신과 자연물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

이와 같은 세계관 속에서 자연교육이 제시하는 인간관 역시 생태적 인간관이다. 자연교육은 인간을 자연의 일부이자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모든 다른 종들이 다 그렇듯 그 특이점과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더 큰 가치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여긴다. 인간 역시 다른 모든 종들과 마찬가지로 전체 세상과 자연 그리고 지구공동체에 속하는 일부로써 그 안에서 탄생하고 살아가며 미래를 펼쳐나가고 있는 것이다. 각 개인은 다른 사람들을 포함한 다른 생명체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동물과 식물, 날씨를 포함한 자연물이 구성하고 있는 공간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발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관계 속에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인류의 유전적 진화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발전까지 의미한다. 따라서 자연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는 다른 생명체에 대한 경각심과 존중을 기본으로 서로 관계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평등하고 동료적인 관계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생명을 바라보는 이러한 관점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쳐 자아존중감을 포함한 개인의 자아형성에도 기여하게 된다.

<지구는 오늘도 돌아갑니다>

© 김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