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의 시작은 역사체험학습이야기로 시작해보고자 한다.

2006년쯤으로 기억된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을 때, 현장체험학습업체들은 역사체험프로그램 열풍이 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개최소식과 동시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대비 역사체험프로그램’, 또는 ‘한국사 완전정복’등의 체험학습 프로그램들 기획되고 판매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교육프로그램 진행은 유사한데 교육시간은 10주~12주 정도 첫수업은 암사동선사주거지에서 시작하여 삼국시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의 역사현장을 방문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 겉으로 보기엔 재미 있어 보이기는 한다.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선사시대를 무령왕릉 등에서 백제사를 배운다고 하면 아이들의 흥미도 불러일으키고 재미도 있겠다 생각하기 쉽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체험학습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대비한다’라는 것은 불가능 하다.

‘한국사 완전 정복’ 역시 그저 레토릭일 뿐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역사에 따른 사회의 변화와 흐름을 배우는 일반적인 시대사 혹은 통사를 기본으로 진행 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위한 학습방법은 교과서로 배우는 것이다. 한국사를 이해한다는 것도 문화재를 접하는 것보다는 책으로 학습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시대사를 사적지에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생각하겠지만, 하나의 사적지에서 시대사 전체를 설명하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경복궁에 갔다고 생각해보자. 궁궐지킴이든, 체험학습선생님이든 경복궁을 소개 하고 이야기 하자면 태조와 조선의 건국, 경복궁이라는 궁의 이름과 다양한 건축물들의 이름을 지었던 정도전의 이야기, 경복궁의 위치가 가지는 풍수지리적 의미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서 경복궁 내 전각 및 시설물에 담긴 소소한 애피소드 들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게 된다. 경복궁을 이해하는데 경복궁과 연관된 사회적 흐름이나 다양한 이슈들과 연결될 수는 있지만 그건 경복궁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이 아니다.

반대로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사 통틀어서 핵심 사건이 되는 훈민정음 발간을 이야기 할 때도 그것이 발간된 시대 – 조선시대, 세종 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그것이 발간된 공간 -경복궁은 그다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경복궁이 조선시대사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조선의 건국, 전란으로 인한 소실과 흥선대원군때의 복원(당백정의 무분별한 발행 등 사건 발생)등의 역사적 사건들과, 궁궐이전의 의미 정도로 축약될 정도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

경복궁 공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하고 경복궁에서의 역사적 사건들을 연계하는 것에도 제한적이다. 예를들어 한글창제, 훈민정음을 꺼내야 한다고 하면, 예전의 집현전 자리였다고 전해지는 수정전과, 세종대왕이 일을 했던 경복궁의 법전-근정전, 편전-사정전을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그건 한국사 전체를 보았을 때 우리가 꼭 알고 학습해야 되는 내용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체험학습에서 배운 지식들은 학교에서 보는 시험문제 등에 나올 일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경복궁의 정문 이름은?’ 이런 문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퀴즈 수준의 문제지 초중고등학교 시험문제로 제출될 문제는 아닌 것이다.

학부모들은 알아야 한다. 체험학습에서 배우는 것은 시험문제에 나올 만한 것을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다. 아니, 시험문제에 나올 만한 것을 가르치려 한다면 체험학습이 아니라 교과서를 보게 하는 것이 맞다. 현장체험학습은 현장체험학습일 뿐이지, 시대사를 교육하는 한국사수업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시험대비교육 등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 것일까?

이것은 다음 글에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