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글을 쓰면서 읽기를 배우는 것도 좋다고 생각되네요.
44개월된 우리아이는 책읽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한글을 가르치려면 아주 싫어하더라구요.
세돌전에 한글을 가르치려했다가 거부감이 심해 그만두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그림그리기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하루 종일 종이와 볼펜(연필보다는 색이 진해 볼펜이 좋더라구요.)을 가지고 놀아요.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저 혼자 뭔지도 모를 글자들을 가득 써 놓고 스스로 이야기를 꾸며 읽어주기도 하면서 놀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도움이 되었어요.
40개월쯤 되었을때 잠깐 다닌 어린이집에서 ㄱ ㄴ ㄷ을 가르쳤나봐요.
어느날 할아버지 이쑤지개 한통을 바닥에 다 깔아놓고는
방바닥에다 이쑤시개로 ㄱ ㄴ ㄷ 을 만들며 놀더라구요.
그래서 종이에 점선으로 ㄱ 부터 ㅎ 까지 제가 먼저 써주고
그 위에 아이가 다시 한번 쓰는 식으로 해서 자음과 숫자를 다 익혔어요.
그때는 단어는 어렵다고 생각해 써줄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종이에 '은유조'란 글자가 삐뚤삐뚤 써 있더라구요.
이거 누가 썼니? 했더니 지가 썼대요. 이게 뭔데 했더니. 유은조래요.
그때 얼마나 기뻤는지...
제가 공책에 유은조 이름을 몇 번 써서 읽어주었더니 그걸 혼자 생각해서
쓴거예요.
순서는 '은유조'라고 썼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죠. 지금은 제대로 쓰니까.
이 때다 싶어 한글을 정식으로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같이 연필을 쥐고 쓰기도 하고
제가 점선으로 글자를 만들어 주면 그 위에 곂쳐쓰기를 하면서
그냥 읽어주기만 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직접 한번 써 본 글자는 잘 잊어버리지 않더라구요.
물론 아이가 몇번 써보았다고 그 다음에 잊지 않고 다시 잘 쓴다는 것은 아니예요. 그렇게 그림그리듯 글씨를 써보면서 한글을 훨씬 잘 이해하고 잘 읽게 되었다는 거예요. 아직 우리 아이에겐 글자가 아니라 그림인것 같아요.
그리고 보통은 통문자를 먼저 배우고 낱문자 그리고 자음 모음을 익힌다던데
우리아이는 오히려 ㄱ ㄴ ㄷ 을 배우 통문자를 알게된 경우에요.
근데 아이가 자음음 먼저 익히니까 쉽더라구요.
그냥 이건 '기차'야 가 아니라, '기차'에는 'ㄱ'과 'ㅊ'이 있네 하니까 더 잘 알아요.
그리고 그림그리는 것과 책을 좋아해서 얻은 힌트인데요.
처음엔 그냥 A4용지를 접어 미니북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게 했더니 그걸 몇일을 가지고 놀더라구요. 아이가 직접그린 그림이 있는 책이라 좋았나봐요.
그래서 미니북에 그림을 그리고 그밑에 그림이름을 써주니까 좋아하더라구요.
요즘엔 종이한장에 그림하나가 아니라 주변 배경까지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리거든요. 그걸 하나 하나 설명하기도 하구요.
그렇게 그린 그림에는 여러가지 글자가 있거든요.
집이 있고 나무가 있고 하늘에는 구름이 있고 비행기가 날아가고 햇님이 있고...
그러면 그 글자들을 일렬로 그림옆에 같이 써주는 거예요. 집, 나무, 하늘, 구름, 비행기이런 식으로요.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건 상관없어요.
그냥 엄마랑 아이랑 같이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그림속에 나오는 한글을 써서 읽어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저희 아이가 한글을 다 깨우친건 아니니까 오해마세요.
저희도 아직 갈길이 멀어요.
저도 오늘 사실은 학습지에 대해 자문을 얻으러 들어왔거든요.
제가 직장관계로 꾸준하게 한글공부를 해주지 못하니까 자꾸 잊어버리더라구요.
그래서 학습지를 해보려구요.
얘기가 좀 길어졌죠?
조금이나마 제 의견이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콩이님의 글입니다.
> 조기교육의 열풍 속에서도 끝까지 스스로 깨우치기를 바라며 아이에게 한글을 따로 가르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영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는군요. 이제 6살이고 해서 놀이로 가르쳐 볼까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아이가 읽지도 못하는 글자를 먼저 쓰려고 한답니다. 사실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린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같습니다. 자기가 쓰고도 무슨 글자인지는 모르지요. 엄마에게 물어보기도 하지만 어른이 보아도 무슨 글자인자 모르게 쓸 때도 많아요. 나이도 들었으니 쓰면서 읽으면서 가르쳐도 될 것 같은데. 글씨를 제대로 순서에 맞게 쓰도록 유도 하는 것이 맞겠지요? 어떤 사람은 대충 그리도록 내버려두고 잘 읽게 되면 그때 제대로 쓰는 순서를 가르치라고도 해서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맘님들 조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