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 현규는 이제 갓 25개월이 되었습니다. 우리 아들은 제가 보기엔 책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인데요. 그래도 한 페이지에 4문장이상이 되면 지루해 하더라구요. 님께서도 그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전 책을 읽어줄 때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매일 4권의 동화책만 읽어 주자는 것입니다. 영어 동화책 1권, 한글 동화책 3권. 제가 직장인이라 시간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1권에 5번씩은 읽어줘야 우리 아들 다른 책 읽자고 하거든요. 우선은 반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아이가 그림에 대해서 자기가 아는 것에 대해서 표현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 주기 위해서는 사실 4권도 적은 양은 아닌 듯합니다.
둘째는 아이가 원할 때 책장을 넘기는 것입니다. 전 우리 아이 2개월부터 안고 다니면서 책을 읽어 줬는데요. 그 땐 아이가 제 목소리를 듣고만 있으니까 좀 긴 스토리도 많이 읽어줬답니다. 그런데요. 아이가 앉을 수 있을 때부터는 조금씩 자기 주장이 드러나더군요. 차에 굉장한 관심을 보이던 터라 책을 읽어주면 지 손톱만한 차라도 나온 페이지로 무조건 넘기는 거예요.(사실, 저 무지 걱정했습니다. 속도 많이 상하구요. 아이가 산만하지나 않은지...책에 관심이 없는데 나만 혼자 안달을 하는 것은 아닌지...)그런데요. 넘 신기한 것은요. 그렇게 후다닥 넘기는 것 같은데도 대충 그림은 보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나중에는 결국 그 책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달라고 아이 스스로가 제게 요구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 보면 자기가 찾고 싶은 것을 먼저 확인하고 난 후에 다른 것에도 호기심이 생기는 자연스러운 이치더군요. 그렇게 몇 권을 시행 착오한 끝에 지금은 아이가 책장을 넘기고 저는 읽기만 하죠.
그리고 간혹 제가 아이에게 너무너무 읽어주고 싶은 책(아이는 별 관심이 없는데..)은요. 그냥 저 혼자 읽어줘요. 아이 놀 때 카셋트 테이프 듣거나 말거나 틀어 놓는 것처럼요. 언젠가 읽어달라고 하겠지 그러면서요.
아이들은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돌 전에 아이 교구 사놓고, 아이가 갖고 놀 수 없으니까 저 혼자 아이 앉혀놓고 이 얘기 저 얘기하면서 놀아 준 것들을 요즘에 아이가 똑같이 재현하더라니까요. (딴 얘기로 흘렀네요.)
도움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