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맘님의 글을 읽으며 저의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저는 수학놀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아이들 발달 단계에 대한 특징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체계적이고 일관된 유아수학과 단계별 특징을 염두하는 유아수학은 다른길을 걸어야 할까?

저는 이 문제의 예를 인간이 걷는 과정과 비유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진화과정과 태아의 성장과정, 그리고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는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예전에 아이들이 빨리 걸으면, 성장이 빠르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의 연구를 보면 누워있는 시기, 배밀이 하는 시기, 기어다니는 시기를 충분히 거쳐야지 아이들이 여러가지로 좋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발달 단계를 충분히 거치고, 그 시기에 필요한 것을 하는 것이 저는 무척 필요한 일이고 오히려 체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때가 되면 다 안다'는 말이 무책임하게 들리지만, 수학의 단계에서 아이들이 커 나가는 것을 보면 적당한 시기가 있다는 것에 대해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저는 피아제의 정신구조 발달단계의 시기와 특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나서 1년 반~7세 정도의 아이를 전 조작기라고 하는데, 이 유아의 특징은 상징, 모방, 자기 중심성...등 입니다.

그 다음시기(6,7세~12세)의 아이들도 논리적인 사고가 생기기는 하나, 매우 구체적인 사물에 국한된다고 합니다.

그 구체적인 시기를 충분히 거치는 것이 다음 단계인 추상적인 사고나 가설 등을 사용하는 것에 준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이러한 구분이 무의미 할 때가 많기 때문에 사실 이 논의를 여기서 꼭 해야할까?
스스로 물어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서로 맘님처럼 뺄셈에 대해 저는 '무언가를 끄집어 낸다' '비교한다' '얼마나 더 많이' 정도의 개념이 유아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어 그 이상은 알려 주지 않습니다만,

아이가 3-5는 무엇인지 물어 볼 수 있지요.
저는 거기에 대해 "3개 밖에 없는데 5개를 주어야 한다면, 3개를 다 주고도 아직 줄 것이 2개 더 남았네~"
라는 정도로 설명합니다.
줄 것이 2개 남아있는 상태, 빚진 상태, 이것이 음수의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수학에서는 수의 범위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고 불가능한 연산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의 시기에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학습법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3-5)를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가르치는 것 또한 안되겠고, 서로맘님은 바로 이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맞나요?)

그점에서는 저도 무척 공감하고 있습니다.
서로맘님의 독특한 견해에 대해서 저는 수학철학을 느낍니다.

단지, 방법론 속에서 음수를 직접적으로 알려 줄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에서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만...
어찌보면 이것은 누구나 다 실천속에서 다르겠지요.

결론적으로, 저는 엄마들이 아이들과 하는 수학 속에서 다음 단계를 향한 문을 열어 두는 마음자세가 필요할 것 같고, 구체적인 실천은 구체적인 수학놀이속에서 비교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맘님의 생각처럼, 어떤 교구와 책과 놀이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것인가하는 실천 이전에 '엄마로서, 나는 수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해 정리하는 이 시간 또한 매우 중요하구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기회가 앞으로 많이 남았겠지요?
어쨌거나 유아수학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쁘다고나 할까요?

이런 과정에서 서로의 생각이 구체화 되고, 다양한 실천방법이 많이 생겨나서 엄마들과 아이들이 수학과 좀 더 친해지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