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 방학을 해버린 탓에 이 겨울, 실내에서 놀 곳을 찾다가 방문한 곳입니다. 

'만만하다'고 표현할 만큼 1년에 너댓번을 다녀오곤 하는지라, 뭐 그저그런 설램없이 출발했는데,

10월에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바뀐 것들이 조금 있더군요.

이제는 질릴법도 한데, 아이들은 그저 즐겁고 신기하기만 한지, "엄마, 이것 보세요"를 연발하며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 속에 차례를 기다립니다.

1층 전시관은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옛날의 만화영화가 만들어지던 방식들,

만화방에서 50원짜리 깐돌이를 사 먹으며 만화를 보던 그 추억을

잠시 떠올릴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 곳,

만화책 옆 책상에 앉아있던 마네킹 할아버지는 무슨 일인지 사라져 버렸더군요.

로보트 태권브이가 '단증'이 있다는 사실, 저도 여기서 처음 알았답니다.^^

추억의 만화영화, '둘리'의 스케치도 볼 수 있답니다.

2층 전시관에는 유럽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춘천에서 만들어져 세계로 수출되는 '구름빵' 캐릭터 전시관이 있습니다.

KBS에서 한창 방영할 때, 아이들 옆에서 함께 보곤 했던 추억이 다시 떠오르더군요.

'참 착한 애니메이션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구름빵'은 책으로도 나와있으니, 구입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생활 속의 이야기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상상력을 키워주는 이야기들이 훈훈함을 안겨준답니다.

2층 전시관에서는 특히,

'구름빵' 이야기의 한편을 직접 더빙해서 다운 받을 수 있는 녹음실이 있으니,

방문하신 가족들에게 새로운 추억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구름빵' 이야기 속의 홍비, 홍시네 집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는

잠시 놀이방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구요,

맞은 편 에어벌룬이 있는 곳에선 마트에 있는 플레이 짐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답니다.

이 두 곳에서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함께 놀기도 하구요,

배고프니 그만 가자는 엄마의 외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두어시간을 훌쩍 보냈답니다.

애니메이션 옆의 건물은 개장한 지 얼마되지 않은 로봇체험관이 자리하고 있어요.

이곳은 직접 조작하기엔 아직 어린 녀석들보다, 엄마인 제가 더 좋아하는 곳이랍니다.

구름빵의 홍비, 홍시네 가족의 안내에 따라

즐거운 음악에 맞춰 군무를 보여주는 미니 로봇들.

단연 으뜸은 '강남스타일'입니다.

이번 방문에서 저는 무선자동차 주행에 푹 빠졌었는데요,

여러대의 자동차를 방문객들이 움직여 출발선과 도착선에 도착하게 하는,

일종의 경쟁이 필요한 게임이더군요.

평소에도 게임을 전혀 하지 않던 저는, 아이들보다 신나서 방향키 조작하며 가자는 아이들에게

"한번만 더~", "조금만 기다려봐" 했답니다. 

저희집 녀석들처럼 어린 유아들이 즐길만한 코너는

입구 조금지나면 보이는 로보데스피안과 키봇이 있는 곳입니다.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조작해서 로봇에게 명령할 수 있으니, 재밌어 하더군요.

말하는 로봇에다, 본인이 직접해볼 수 있다는 것이 유아들에겐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네시간 정도 구경을 하고 즐기며 돌아와서 이틀 후 딸 아이는 생전 처음 수족구 증상을 보였답니다.ㅠ

아무래도 겨울철 환기 안되는 실내에서

 많은 아이들과 부딪히며 오랜 시간 보낸 것이 원인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혹시 방문을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처럼 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방학이 좀 지나,

지금보다는 조금 여유로워질 때 가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따뜻한 봄에 오시면,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좋지만,

박물관 뒤편의 넓은 잔디 마당과 강을 배경으로 한 자연에 흠뻑 빠지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