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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떻게 놀아볼까 궁리중에 아이들 약병을 가지고 놀았다는 글이 생각났다.
마침 버리지 않고 모아둔 약병이 생각나서 오늘은 이거다 했다.
먼저 목욕탕 앞에 신문지를 깔고 상을 편 다음 물감과 약병을 준비했다.
약병은 다행히 크기가 여러 종류여서 그 중 큰 걸 골라 물을 약간 담았다. 너무 많이 준비하면 언제 끝이 날지 자신이 없어서 조금만 준비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약병4개중 마음에 드는 걸 고르라고 한 다음 뚜껑을 스스로 열게 한다. 너무 꽉 닫아두면 열기 힘드니까 살짝 풀어서 주면 잘 연다.
약병을 두 손으로 잡고 있으라고 한 다음 엄마가 약간의 물을 따라준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물감색을 고르라고 한다.
진경이는 처음에 주황을 선택했다.
물감뚜껑을 혼자 열게 한 다음 짜는 것은 좀 도와줬다. 손가락으로 꽉 눌러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약병 뚜껑을 닫게 한 다음 손에 들고 "흔들고 흔들고"를 시킨다.
칵테일바에서 흔들듯이 폼 나게 흔들어보자.
같은 방법으로 노랑, 보라, 빨강을 선택해서 했다.
물론 색깔은 진경이가 전부 선택한거다.
이 "흔들고 흔들고"만으로도 아이는 참 좋아했다.
아쉽게도 디지털 카메라를 충전해놓지 않아 여기까지의 사진은 없다.
여기서 끝내기가 아쉬워서 스케치북을 꺼내왔다.
상휘에 흰색 도화지를 펴고, 또 검은 도화지도 나란히 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색약병을 선택하게 해서 작은 뚜껑을 열게 한 다음 도화지에 뿌리게 하였다.
아직 손에 힘이 많이 않아서인지 난장판을 만들지는 않았다.
자꾸 하다 보니 나중에는 눌러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름대로 조절하는 듯 보였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내야 하는 진경이라 네개의 약병에 있는 물감을 다 짜놓고도 모자라 더 하고 싶어했다.
여기서가 중요한것 같다.
아까 물이 조금 남아 있는 것을 본 진경이는 그 물을 기어이 가져다 다시 만들겠다고 해서 또 만들었다.
다음에는 정말 적당량의 물을 선택해야지..
그래서 또 흔들고 흔들고를 하다가...
결국은 제일 큰 약병에 작은 약병속 물감을 다 짜서 합치기 시작했다.
결국 약병속 물감을 다 없애고서야 내일 하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스케치북을 치우려고 생각해보니 물이 너무 많아 이리 저리 흘릴 것 같아 걱정스럽게 바라보다가 두루마리 화장지가 눈에 띄었다.
두루마리 화장지 한칸을 떼어서 진경이 한장 엄마 한장 나눠가진 다음 도화지 위에 살짝 얹어 봤다.
화장지에 물감 색이 스며드는게 보인다.
재미있는지 화장지를 가지고 여기 저기 다 올려보고서야 끝은 냈다.
오늘 물감놀이는 대성공이다.
진경이는 재미있어했고, 옷을 거의 버리지 않아 정리가 쉬웠기 때문이다.
다음에 다시 해봐야지...
(만 22개월 24일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