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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세종문화회관 나들이 나오면서 서촌에 있는 <역사책방> 에 들러서 책 구경 실컷 하다 나왔습니다.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보기 전에 두어시간 시간이 남아서 달달한 돌체 라떼도 마시고 책보다 나왔죠.^^ 환할 때 <역사책방>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저녁이 되었어요. 선선한 공기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저녁 나들이 오랜만인데 게다가 세종문화회관...... 너무나 좋아하는 일련의 시간들.^^ 모르는 사람들 사이로 혼자서 유유자적 걷는 기분이 참 좋아요.
여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제가 볼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는 계단이 있는 M시어터에서 하지요.
어제부터 일요일까지 공연될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살리에리의 음악은 어떠했는지도 호기심이 생기구요. 귀에 익은 음악, 호감이 있는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막 좋아지는데 그걸 상상하니 그걸로 또 기분이 좋아집니다.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의 2층 관람은 처음인거 같아요. 어떨까 궁금했는데 경사진 구조여서 앞 사람 때문에 안 보여서 불편한 건 크게 없었습니다. 앞줄 두 사람 사이로 보니까 정중앙이어서 무대가 제대로 보였어요.^^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저는 이 퀴즈의 정답을 알지요.^^ 여기서 말하는 오페라 경연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살았던 그 당시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거든요. 때는 1786년 2월 7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황제 요제프 2세의 명에 따라 오스트리아 작곡가 모차르트와 이탈리아 작곡가 살리에리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이탈리아아로 만들어진 곡이 인기가 좋았다고 해요. 우리말로 치면 그 당시 세련된 음악. 그당시 오스트리아의 자국어였던 독일어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았구요. 이탈리아어로 만든 음악이 인기가 좋다는 걸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독일어로 곡을 쓰겠다는 모차르트. 원래 음악의 트렌드대로 모차르트와 다르게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살리에리는 이탈리아어로~~! 그 당시 그래서 이 둘의 경연을 보는 재미는 곡의 스타일도 달랐지만 언어가 달라서 오는 경연의 차이도 컸다고 합니다. 문화공연은 이렇듯 예술적으로 완성된 그 작품 자체를 접하는 것 말고도 그 작품이 시작된 시대와 장소, 그리고 예술가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티켓박스 한켠에서 판매하고 있는 프로그램북은 3천원. 카드결제도 가능. 이 프로그램북은 가격대비 살만 하더라구요. 어떤 내용인지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 그 배경지식을 프로그램북이 채워줍니다. 훨씬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보시고 페북과 인스타 이벤트도 참여해 보세요.^^ 실제로 경연했던 때 이 둘의 나이차이는 6살. 모차르트가 6살 어렸고 30세와 36세에 경연을 치뤘습니다.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에서는 1786년 2월 2일부터 시작되지요. 하루 하루 시간이 흘러가면서 경연을 준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작품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희극적인 느낌으로 풀어주고 있어서 오페라의 무겁고 진지하기만 한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좀 오버스럽다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딱 알맞은 정도의 가벼운 유머와 웃음코드가 있어서 편안하고 재밌게 봤던 오페라입니다. 중간에 인터미션 포함해서 160분. 10시 가까이 되어서 오페라가 끝났지요.^^
후원자, 극장 지배인, 극작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경연에서 도움을 줬던 이들입니다. 첫 공연이어서 그런지 아주 잠깐 대사가 씹혔던 분.... 공연 끝나고 많이 아쉬우셨을 거 같아요.^^;; 하지만 작품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1인 2역을 소화하신 두 소프라노의 연기는 성악가인데 연기까지 되는게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보기에 편안했어요.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곡을 불러야 했던 성악가로 나왔죠. 오페라도 그렇게 멋지게 잘 부르시면서 동시에 자신이 맡은 캐릭터까지 보여주시는 걸 보면서 오페라에서 연기하는 분들을 또 다시 봤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작품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기존 오페라 공연에 비해서 대사가 많았거든요. 심지어는 모차르트 연기를 하는 배우는 성악가가 아니라 연기자라는 걸 알게 됐죠. 당연히 모차르트는 오페라 한곡도 부르지 않습니다. 물론 공연 당시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공연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경연에 내놓을 음악들도 자주 부르지만 오페라 공연 치고 연기가 꽤 많다는 것!! 첫 공연이 참 중요하겠죠. 모차르트 김두봉, 살리에리 오승용, 헤르즈&엘레오노라 오미선, 질버클랑&토니나. 네 명의 주인공들 노래와 연기 모두 너무나 좋았습니다. 성악가들이 노래만 잘 하는게 아니라 연기력까지 있는 걸 보면서 정말 재능이 많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미선 소프라노의 목소리와 노래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성량도 풍부하지만 그 와중에 굉장히 정교한 노래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페라를 듣다 보면 가사가 대부분 이탈리아어가 많아서 알아듣지 못하기는 하나 발음이 불분명해서 더 모르겠는 음악이 대부분인데 오미선 소프라노의 노래는 정말 알아듣지 못하는 가사라도 굉장히 정확하게 들렸다는 거죠. 게다가 우리 귀에 익숙한 모차르트의 음악중 피가로의 결혼이 나와서 반갑게 들었고 정말 잊지못할, 또 다시 듣고 싶은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 는 진짜 최고!!! 제 눈을 슬그머니 감게 만들 정도로 음악에 순간 취했던 몇분입니다. ㅎㅎㅎ
https://www.youtube.com/embed/YQpTGKXAxqA  독일어 오페라 한곡 들어 보세요.^^ 마술피리 <밤의 여왕> 아리아~~~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두 주인공 모차르트에 배우 김두봉, 살리에리는 바리톤 오승용. 모차르트의 연기가 더 많아 보이긴 하나 거의 비슷하게 공연 전체를 반씩 나눠서 맡을 정도로 비중있었죠. 우리가 알고 있는 모차르트에 대한 이미지는 영화 <아마데우스> 가 아마도 지배적인거 같은데요. 영화 속에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대결구도를 취하고 있고 천재 모차르트는 괴팍하며 살리에리는 그런 모차르트를 시기질투하는 구도였죠. 아마도 극단적인 대결구도로 갔을 때 관객들에게 자극적으로 다가가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이번 오페라를 접하면서 확실히 알게 된건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진정 선의의 라이벌이었다는 겁니다. 살리에리로부터 자신의 작품에 대한 칭찬을 들으며 너무나 기뻐했던 모차르트의 편지가 프로그램북에 있어서 그걸 보면서 굉장히 새롭고 또 마음이 푸근했거든요. 이들은 서로 못 이겨 안달이 난 경쟁자가 아니라 선의의 라이벌이었어요. 서로의 능력을 고양시켜주는 라이벌. 어쩌면 같은 음악을 하는 좋은 선후배 사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연에 내놓을 곡을 써야 하는 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차르트에게 살리에리는 너는 천재이고 최고라며 독려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어요.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모차르트에게 머리속에 있는 곡을 그냥 꺼내놓으라고 하지만 절대로 모차르트는 쉽게 쓴 곡이 하나도 없었다지요. 미치도록 분노에 차서 대사를 하는 모차르트의 연기를 보면서 저도 몰입이 될 정도로 저 모습이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모를 천재의 고민과 고통인가도 싶었습니다. 그런 모차르트에게 따뜻한 선배처럼 너는 할수 있다고 격려를 해주는 장면을 보니 감동적이지 않을수가 없더라구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보여준 살리에리의 모습과는 180도 다르게 실제로 살리에리는 슈베르트, 베토벤 하이든 등을 가르친 훌륭한 선생이었고 가난한 제자들을 무료로 가르쳐줬던 진정한 스승이었다고 해요. 저와 같이 감동을 느꼈던 다른 관객분도 많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계셨을거예요.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죠!!!
살리에리의 응원에 힘입어 모차르트는 곡을 탄생시키기 위한 그 힘든 여정을 다시금 시작해보려고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둘은 경연을 했고 실제로도 황제 요제프 2세로부터 각각 다른 상금을 받았다고 해요.
경연에 내놓았던 곡은 각각 극장 지배인 (모차르트) VS.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 (살리에리) 경연을 준비해온 과정이 어떠했는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살았던 1786년 2월로 떠나 보실까요?^^
오케스트라 연주를 지휘했던 지휘자와 연출가, 각색과 무대&의상 디자인 담당자들도 나와서 모두 첫 공연을 자축했습니다.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여주셔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드리고 나왔지요. 무대와 의상, 너무 멋졌습니다.^^
어머나~~~ 2층에서 나왔는데 연기한 성악가들과 배우분이 관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더라구요. 혼자서 쑥스러워서 그냥 보기만 하다가 헤르츠&엘레오노라 역을 맡았던 오미선 소프라노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폰 카메라를 켜는데 마침 권서경 베이스 바리톤이 등장....ㅎㅎㅎ 오미선 소프라노 응원차 왔나봐요. 그 옆으로 김현수도 지나가고 ㅎㅎㅎ 사진 찍고 얼굴만 옆으로 스쳐 지나가듯 보고 저는 유유히 나옵니다. ㅋㅋㅋ 오랜만에 오페라 멋진 공연 저녁나들이 삼아 세종문화회관 다녀오니 기분전환 제대로 되더라구요. 혼자 전철타고 다니는 것도 기분 좋고, 생각지 못하게 권서경&김현수도 보구요. 팬텀싱어 매주 열심히 봤었거든요. ㅎㅎㅎ 고은성&권서경 Musica 정말 많이 들었었는데....ㅋㅋ 일요일까지 하는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많이들 보러 가세요. 전반적으로 유쾌하게 담아냈지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보여준 삶의 태도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두 소프라노의 노래도 너무나 멋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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