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아이와 볼만한 전시 추천
Keith Haring 
키스해링전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예술이 아닌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을 추구했기에 가능했던 키스해링

6년 만에 찾아온 이번 전시에서는 
해링의 아이콘 시리즈를 비롯해
드로잉, 판화, 조각, 사진, 포스터, 앨범 커버 등 다양한 장의 작품 175여 점을 전시하고 있어요.
그가 자신의 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모든 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시 초입은 형광 잉크를 사용한 5점의 실크스크린 판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블랙 라이트 아래에서 빛나는 형광색 컬러 페인트를 사용해
에너지 넘치는 인물들로 생명과 삶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재미있게 놀수도 ㅎㅎ

뉴욕으로 건너와 그래피티를 접하게 된 키스 해링은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를 깨닫고
뉴욕 지하철 드로잉을 시작하며 일약 인기 스타가 됩니다.

뉴욕의 지하철 광고판들 중 광고지가 붙어 있지 않고
검은색 종이만 발라진 판위에 흰색분필로 그림을 그린
'지하철 드로잉'
<무제> 시리즈로 하루 40여 점이 되는 드로잉을 그렸다고 해요.

모든 이를 위한 예술,
모든 이를 위함이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어디에서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공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것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판화 작품.
<The story of red+blue>

빨강과 파랑의 형태를 먼저 그리고 거기에 두꺼운 선을 그려서 인물이나 동물, 자동차 등을 그렸는데
아이들이 각각의 판화를 보면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유도하고 있어요.
이 작품은 이야기 경연 대회에 사용되기도 하고
미국의 많은 학교 어린이 미술관에서 이 작품으로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이용한다고 하네요.

자신의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고자 한 방법으로 선택한 포스터.

그의 첫 번째 포스터는 <핵군축을 위한 포스터>로
자신의 전시 포스터부터 어린이 교육 포스터, 콘서트 광고나 상품광고 포스터까지 다양한 작업을 했어요.
해링의 포스터는 흔히 상업광고라고 부르는 포스터와 달리 
포스터 자체를 예술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려

해링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음악을 좋아해수많은 뮤지션들의 
앨범 커버 작업을 했다고 해요.

클럽을 사랑했던 해링,
자주 찾던 파라다이스 개러지는
많은 예술가들이 모이는 장소로
시 낭송 대회, 미술 전시 등 예술가들의 사랑방 같았던 곳.
마돈나와의 친분도 파라다이스 개러지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앤디 마우스>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 미키 마우스와
대표 예술가 앤디 워홀을 합성해 탄생시킨 앤디 마우스.
달러 표시는 자본주의 미국의 대표하는 상징.

키스 해링의 작품은 대부분 대량생산이 가능한 실크스크린인데요.
한 명의 소유자가 아닌 여러 명이 소유할 수 있는 대중 예술을 지향했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라고 해요.

<아이콘>
이모티콘의 시초 같은 키스 해링의 대표 도상.
언어가 없어도 온 세상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그림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무제>

많은 작품들이 뚜렷한 제목이 없어요
그만큼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그림의 독특한 점은
컬러 배경을 칠하고 검은 선으로 사람 형상을 그렸다는 것.
밑그림 없이 즉석에서 그려지는 그림인데
치밀하게 계산한 듯 균형감이 놀랍죠.
그냥 검은 선으로 보이지만 붓 터치에 강약이 있답니다.

<종말>
윌리엄 버로스 작가와 협업으로 만든 작품.

성경의 묵시록을 참고해 인류 종말의 장면을 쓴 윌리엄 버로스의 글을
그 만의 이미지로 표현했어요.
명화와 광고 이미지들뿐 아니라 미술사 자료나
가톨릭 신학 자료들 등 다양한 이미지를 등장시켜
혼돈의 장면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글은 버로스가 썼지만
폰트와 그림자효과는 키스 해링이 디자인 작품으로
한 세트로 만들어졌는데

정신없이 그려진 듯 무섭기도 하고...
에이즈 선고를 받은 해 완성된 작품이라고 하네요.

<침묵은 죽음>

에이즈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절,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는 그림

나치가 인종 분류를 할 때 마크로 표시를 했는데
최하위 마크가 핑크색 삼각형이었다고...
바로 동성애자

자신이 더 나은 세계를 위해 할 일은 
그림으로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해링은
그전에는 자신의 감정적인 그림으로 그렸다면
죽음을 선고받고 난 후에는 사회 운동에 대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합니다.

가장 큰 규모의 자화상
사진을 반전시켜 드로잉을 입혔는데
이 작품도 에이즈 선고를 받은 해에 그려졌어요
이 작품의 이름도 없고
<무제>
괴기스러움은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표현한 것일까...

<블루프린트 드로잉>

죽기 한 달 전 작품
이 그림은 뉴욕 첫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을
다 복사해놓았다가 블루프린트해서 실크스크린 한 작품인데
이 작품들을 보면
자신이 뉴욕 생활을 시작하던 그 아름다웠던 시기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해요.

하나의 그림을 비싸게 파는 것보다
1000장의 그림을 1000명의 사람에게 팔겠다는 그의 신념에서 시작된 팝 숍 활동.
대중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의 예술을 향유하길 바람이었는데

티셔츠나 배지 저렴하게 판매해
빈민가의 어떤 아이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대중에게는 인기가 많았지만
미술계에서는 대우를 받지 못했던 키스 해링.

미술계에게 손뼉 쳐줄 때쯤에는 자기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 같다고 했다는데
정말 죽고 나서야 미술관에 그림이 걸렸다고 하니
안타깝네요.

전시장을 나오면 키스해링 굿즈를 파는 아트숍과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전시의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짧지만 굵직굵직한 메시지를 남기고 간 예술가
그 나이의 내 모습과 너무도 달라
많이 부끄럽고 또 존경심이 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