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앤ANNE을 만나볼 수 있는 공연장인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는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아르코예술극장 방향으로 걸어가면
그옆이라 앤ANNE 간판이 눈에 쉽게 띄더라고요.

지난 11월 28일부터 현재 공연중인 뮤지컬 앤ANNE
2017년 8월 개막 당시 3일 만에 전석 매진했던
공연으로 이번에 다시 앵콜공연으로 오르나 봐요.
이미 보신 분들마다 평이 아주 좋아서
평일 저녁 8시 공연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아이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다녀왔지요.

콘텐츠그라운드 매표소 오픈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에요.

저도 어릴 적 빨강머리 앤은 TV 만화와 책으로 즐겨 봤고
올해 초에는 세계명작극장전 전시로도 봤지만
빨강머리 앤은 언제 봐도 참 좋아요.
아이들도 이미 책으로 읽은 빨강머리 앤 과연
뮤지컬 앤 ANNE은 어떻게 보여줄지 무척 기대가 되었답니다.

콘텐츠그라운드 공연장 지하 1층에 대기 공간도 있는데
넓지는 않아서 늦게 가면 앉아있을 공간은 없어요.
이미 읽었지만 오면서 빨강머리 앤 책도
다시 보던 아이들이라 챙겨서 나왔지요.
매표소에 안 보이던 리플렛도 지하 1층에 가면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극단걸판 뮤지컬 앤 ANNE
오늘의 캐스팅 배우도 확인해 봅니다.
메슈 - 김세중
마릴라 - 홍가경
린드부인&필립스 - 하미미
앤 - 홍나연, 홍성희, 김지혜
다이애나 - 조혜령
길버트 - 현석준
찰리 - 정경훈

이 날 무대에서 본 배우분들 정말 모두 다 좋았고
배역에 잘 어울리는 최고의 연기로 잘 표현해 주셨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배우들의 연기로 또 만나보고 싶더라고요.

콘텐츠그라운드 공연장에서 관람하는 건 처음인데
소극장이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깔끔하고
좌석도 나쁘지 않았어요.
좌석 간 경사가 있어서 크게 시야가 가린다거나
그렇진 않아 보이더라고요.

걸판여고의 연극반 연습실인 무대는
전체적인 무대의 변화가 없이도
빨강머리 앤 스토리의 배경을 참 잘 담아내더라고요.
오른쪽 캐비넷이 열리면 빨강머리앤의
초록지붕 집으로 바뀌고 계단 위
2층은 앤의 방이 되지요.

뮤지컬 앤 ANNE
낮 공연은 만 7세 이상 관람가
저녁 공연은 만 9세 이상 관람가라고 하네요.
암튼 둘째는 관람 대상이 되니 충분히 함께 즐길 수 있었어요.

이날 무대에 오른 배우는 아니지만
찰리 역 조흠 배우께서 잠깐 나오셨는데
다음에 이 분의 연기로도 한번 보고 싶은데요.
이 날은 사전 주의사항만 길게 말씀해 주시고 들어가셨네요.
커튼콜 촬영시 이분이 피켓을 들어 알려주시면
그때부터 사진 촬영이 가능하더라고요.

걸판여고 연극반이 공연하는 빨강머리 앤
남자 배우도 필요하기에 걸판남고
남학생도 두 명 함께하지요.

처음엔 연극반 학생들이라
모두 츄리닝 차림으로 등장을 하지만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가니 학생들의 이미지는
사라져 버리고 각 배역에 맞는 의상을 착용하고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연기와 노래 실력에
아주 몰입하며 보게 되더라고요.

앤의 성장과정에 따라서 앤 역할을 배우 세 분이
나눠서 보여주신 것도 아주 좋았어요.
세 분의 이미지가 다르지만
앤 이라는 동일인물이 전혀 달라 보이지 않게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더라고요.

앤 1,2,3, 모두 다 좋았지만 둘째 아이는 앤 1,2가 더 좋았다고
하고 큰 아이는 앤3이 가장 좋았다고 하는데요.
각자 눈높이가 확실히 다른 걸 느끼게 되는데요.
어린 시절 앤1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저도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앤이에요.
앤2는 좀 더 터프하면서 약간의 반항심과
사춘기적인 모습도 보이는 게 또 한 층 성장한 앤의
모습이 잘 느껴져 좋았고요.
앤3은 성숙한 앤으로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앤의
모습을 아주 잘 담아냈는데요.

아이들이 보는 앤은 그만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아이들의 연령대도 반영이 되어 있지요.
하지만 앤1,2,3 모두 어쩜 그리 빨강머리 앤의
앤 주인공을 잘 표현하고 노래도 너무 잘 하시던지
보면서 자꾸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넘쳤어요.

길버트는 생각보다 비중이 크게 나오지 않아서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볼만했고요.
빨간 모자 쓴 다이애나 정말 사랑스럽더라고요.
특히 목소리가 무슨 성우인 줄 알았어요.
만화 속에 나올 거 같은 목소리에 다소 웃음도 났지만
그렇다고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진지함이 묻어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다이애나도 참 매력적이었지요

매슈, 마릴라, 린드부인 역의 배우도
빨강머리앤의 감초 역할을 하신 분들이지요.
연극부 선생님과 매슈 역을 하신
배우분은 나이 든 역할에 누가 보면
정말 나이 많으신 분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푸근한 이상과 말투가 참 정감 가는 배우더라고요.

린드부인과 필립스 1인 2역을 소화해 내신 배우분과
마릴라를 연기하신 배우분은 중년 여성의 콤비가
척척 맞아 은근 잘 어울리고 여장을 해도 어색하지 않았던
찰리 역의 남자 배우분도 멀티남 역할을 재미있게 잘 보여주셨어요.

평일 저녁 공연임에도 관객이 정말 많았어요.
그만큼 좋은 공연은 다들 알아보시는 거 같더라고요.
빨강머리 앤 명작답게 뮤지컬 앤 ANNE 역시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주시니 관객으로서 만족스럽더라고요.

빨강머리 앤 책만큼 사랑받는 공연인 뮤지컬 앤 ANNE
저도 또 보고 싶은 공연인데요.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은 공연이라
이번에 함께 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에는 남편과 함께 보고 싶더라고요.

아직 못 보신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앤 ANNE 원작만큼 충분히 재밌게
즐기며 보실 수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2019년 1월 6일까지라 이제 한 달 남은 공연
연말 공연으로 봐도 아주 좋을 거 같은데요.
105분 공연이지만 중간에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는데
보다 보면 결코 길게 느껴지는 공연은 아니라서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더라고요.
좀 더 보고 싶은 아쉬움과 여운이 있거든요.

빨강머리 앤 10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이유가 있죠?

재미와 감동이 있는 뮤지컬 앤 ANNE 열연해주신
모든 배우분들께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