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을 먹고 아이와 서둘러 용산 CGV로 향했어요.
시사회는 그냥 극장 나들이보다 훨씬 설레는거 같아요.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영화를 만난다는 생각에 그런가봐요.

티켓을 교환하고, 부채와 장바구니를 받았어요.
후텁지근한데 부채가 요긴하게 쓰이더군요.
토니스토리로 온통 디자인된 장바구니는
아이들 보조가방으로 넉넉하게 잘 쓰일것 같았어요.
홍보용으로 아주 생각을 잘 하신듯 싶었어요^^

토니스토리 홍보대사인 정준하씨 싸인회를 기대했지만..
역시 몸이 안좋으셔서 그런지 인사만 하시더라구요.
목을 움직이지 못한채 몸을 돌려가며 애쓰시는 모습에 왠지 맘이 짠~하더라는..
정준하씨도 아름다운 가게에 쓰던 물건을 기부하시며 영화 홍보를 하셨어요.
무한도전의 인기를 실감케하듯 관객들 호응도 좋았어요.
실물로 뵈니 얼굴 큰거 전혀 모르겠고, 인상 참 좋더라구요.

토니스토리는 정말 정말 착한 영화에요.
소재도 '재활용'으로 삼았고,
주제도 새것만이 좋고 쓸모 있는 것이 아니라,
낡고 오래된 것이라도 다 나름 쓸모가 있고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권선징악 물론 기본으로 깔려 있구요.
친구들과의 우정, 협동 다 나옵니다.

굳이 연령대를 가르자면,
제 생각엔 초등 저학년 이하에게 더 많은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같아요.
소재며 영화의 흐름이며 정말 자극적인게 없고 평탄하게 흐르거든요.
옆에 앉은 아이들이 깔깔대며 참 재미있게 보더라구요.

그렇다고 해서 고학년이나 어른에게 전혀 재미없지는 않습니다.
엄마인 저는 아주 괜찮았어요. 제 취향엔 잘 맞았거든요.

일단 그림이 정말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예쁩니다.
색채도 화려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정서적으로 참 안정적이구요.
마치 황학동 벼룩시장을 돌아다닐때의 푸근함과 평온함을 주는 기분이 드는 영화였어요.

자극적인 재미와 웃음을 주지 않지만
캐릭터들의 대사에서 소소한 재미가 이어지고,
시작 부분과 중간에 뮤지컬처럼 노래와 어우러짐도 특색있어요.

그리고 유일하게 '새것'인 '노블'왕자는 어쩜 그리 캐릭터답게
밉살맞고 느끼한지..
만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버터 수십통은 칠해놓은 듯한 느끼함이 정말 끝내줍니다.

절대 악과 맞서 싸우는 비범한 영웅의 거친 일대기에 익숙해진 어른, 아이들에게
정서적 쉼표를 줄수 있는 에니메이션이 아닐까 싶네요.

기사 '토니'는 능력면에선 평범해도 너무 평범한 영웅이거든요.

즐겁고 좋은 영화나들이었습니다.
아이와 소중한 시간 만들어주신 맘스쿨,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