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각 부산에서 대구를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한솔이와 대구 엑스코에서 하는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오랫만에 KTX가 아닌 무궁화로 움직였다.

부산에서 대구까지 가는 길은 KTX로는 40분, 무궁화로는 1시간 40분 정도가 걸린다.

굳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무궁화를 선택한 이유는, 한솔이와 조금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도 하고,

천천히 가면서 기차여행을 즐겨보고싶다는 생각에서였다.

대구역에서 한의약박물관과 약전거리를 돌아본 다음 엑스코까지 가는데는 택시를 이용했다.

현대백화점쪽에서 택시를 타니 5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왔다.

버스를 타고 움직여도 40분 정도면 도착하는데,

박물관에서 제법 오랜 시간을 있었기때문에 피곤해할 한솔이를 고려하여 택시로 이동하였다.

동대구역에서 와도 비슷하게 시간이 걸리는데,

엑스코까지 바로 오는 버스가 대구역근처에도, 동대구역근처에도 있으니 버스이용도 괜찮다.

엑스코에 도착하니 전체적으로 한산한 느낌이다. 일요일 오후 시간이었는데도.

날씨가 그리 춥지도 않았고 좋았다.

이런 날은 가까운데서 하는 전시를 보러들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이나는 주제로 이루어졌다.

한솔이가 부산 미부아트센터에서 피카소의 도자기전시를 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그림을 중심으로 볼 수 있는 기회기에 달려가게 되었다.

저작권에 대한 명시가 되어 있었는데,

사후 70년 전에 위작을 가지고 전시를 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오늘 보는 모든 작품은 진품이라는 말이다.

티켓을 받고 전시장에 들어섰다.

전시장에는 딱 함께 움직여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물론, 오디오시스템으로 설명을 듣거나, 단체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피해 요리저리 동선을 고민했기 때문에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붉은색 안내문이 인상적이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당연히 제한되어 있다.

사진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담아 와야 하는 전시이다.

작품설명을 함께 들으면 이해가 더 빠르겠지만,

나는 한솔이를 고려하여 설명보다는 눈으로 보는데 집중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전시에서 대도록을 구입했다.대도록은 3만원.

전시를 모두 보고 집으로 돌아와서 오늘 본 것들을 떠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오디오시스템을 대여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들이 어려서 그 설명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서였다.

대신, 도우미들로부터 중간중간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어른이나 혼자가는 분들에게는 오디오 시스템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이제 막 9살이 되었기에 설명보다는 눈으로, 가슴으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해주고싶었다.

작품을 보는 동안 가장 좋았던 것은, 피카소가 그린 동일한 인물의 그림을 추상적인 형태로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세개, 네개를 연이어 전시해놓은 것이었다.

추상적인 그림을 볼 때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이렇게 변화과정이 보이는 순서대로 보다보니

어떻게하여 이런 그림이 나왔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시장에 들어갈 때와는 달리 많이 피곤해보이는 한솔이.

중간에 쉬는 코너를 적극 활용하여 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플 터이니 말이다.

관련 기념품을 좀 더 사고싶었지만, 한솔이의 의견을 존중하여 그림엽서만 샀다.

나와 한솔이를 위해서는 도록을 구입.

도록을 구입할 때 받은 포스터를 한솔이 방에 붙여주었다.

며칠 전에 다녀 온 아시테지 축제의 초록색 포스터 옆에 피카소가 자리를 잡았다.

아이와 함께 이런 전시를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