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공연의 막이 오르고 칠순기념으로 가족사진을 찍기로 한날, 첫 장면은 영순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독백을 하는데서 시작한다. 미리 도착한 영순은 사진기사에게 다 부질없는 일이라며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만,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고, 이윽고 자식들은 하나둘씩 끌려나오듯 얼굴 잔뜩 찡그린 채로 꾸역꾸역 자리를 메꾼다.

사진기 앞에 모두 모였지만 즐거운 사람은 영순, 딱 한사람 밖에 없다. 그런 상태의 모습에서 가족사진은 남게 되고. 일주일 후면 다가올 영순의 칠순. 각자의 힘겨운 삶에 찌든 자식들은 마지못해 칠순잔치를 하기로 결정을 했지만 누구하나 나서서 진행하는 사람이 없고. 영순은 일 크게 벌리지 말고 식구끼리 그냥 밥이나 한 끼 먹자고 말은 했지만 내심 자식들의 결정이 싫지 않는다. 칠순 잔치 날짜가 다가올수록 영순은 겉으로는 아니라하지만 기대감은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자식들 간의 신경전 또한 극에 달하게 된다. 칠순 잔치 날, 영순은 머리도 새로 하고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들뜬 마음에 자식들을 기다리며 죽은 남편의 사진을 보며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영순은 다섯 자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면서 부모로써 풍족하게 키우지 못함과 자신의 변변치 못함을 미안해한다.

작년에 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우애 좋던 형제들이 엄마가 아파 누워계시니 싸우기 시작했고

지금은 서로 연락도 못하고 지냅니다.

저희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 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형제들만 그런줄 알고 너무 속상해 하고 지냈는데

이 연극을 보며 다른 가족들도 우리랑 틀리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공연 잘 봤습니다.

연극을 다보고난 10살 딸들이 살아서 나오신 영순이 할머니를 보며 좋아하더라구요.

특히 영순이 역을 하셨던 분께 감사드리고

연극처럼 우리 엄마도 연극이 끝나면 나타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형제 자매들이 다 같이 이 연극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보고 나서 우애를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온 마음으로 바라면 이루어 진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