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맘님,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두셨는데, 아이가 책을 정독하지 않고 너무 빨리 읽어버리는 것에 대한 걱정과 함께 올바른 지도 방법이 궁금하시군요.

우선 아이의 독서능력이나 흥미를 학년이나 나이를 기준으로 이야기 할 수만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의 독서습관과도 연관되는 부분인데, 단계에 따라 꾸준히 읽어왔다면 6학년과 대등한, 혹은 그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을 수 있답니다. 귀댁의 자녀도 보통의 2학년 친구들보다는 더 높은 능력을 갖고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어머니 입장에서는 다양한 책들을 열심히 읽는 모습에 뿌듯하시겠는데, 다만 너무 빨리 읽으니 내용들은 다 이해를 했는지,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인지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아이는 자신이 관심 있는 책을 선택해, 흥미있는 부분을 더욱 집중해서 읽었을 것이며, 결국 기억에 남는 부분도 한정되어 있을 거라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우리 어른들도 드라마를 보면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만 기억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귀댁의 자녀처럼 많은 책을 읽는다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을 활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어머니께서도 아이가 읽는 책들 중 몇 권을 같이 읽으신 뒤 토론이나 토의 등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겁니다. 그저 지은이나 주인공의 이름이나, 한 장면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등을 묻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 장면으로도 다양한 주제와 연결을 시킬 수 있고, 우리 실생활과도 연결을 지을 수 있으니, 그런 질문과 함께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면, 아이에게 보다 큰 것을 남겨 줄 수도 있답니다. 책 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니 어느 정도는 확인도 되고, 그 안에만 머물지 않는 넓은 시각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요.

아울러 매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5권에서 10권 정도 읽히고 계시는 부분은 잘 하시 계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분야를 접해주면 아이는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 이 부분에서도 깊이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하셨는데, 그렇다고 한 분야의 책만을 계속 선택해 주시면 쉽게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답니다.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아이 스스로 흥미 분야에 대한 책을 더 집중해서 읽고 싶어할 거랍니다.

마지막으로 독후감 쓰기는 최소한으로 아이가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로 시켜주시면 되겠습니다. 결국 독후감이라는 것이 독서 후의 감상을 내 나름대로 적는 것인데, 책을 읽으면 반드시 해야하는 통과의례가 된다면 아이는 그게 싫어서라도 책 읽는 양을 줄일 수도 있지요. 이 역시 하나의 즐거운 활동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만화나 퀴즈, 마인드맵, 어떤 것도 좋답니다. 일주일 동안 읽는 책의 양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에 대한 목록을 정리해 두는 것은 차후 아이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어머니께서 함께 도서관의 대분류 정도로만(문학, 사회과학, 예술, 역사 등) 해두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그 가운데 한 두 권 정도에 대해서만 원하는 방법으로 감상을 남기면 충분하겠습니다.

걱정맘님, 독서의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감동과 즐거움이랍니다. 게임 등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많은 요즘 세상에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습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가 앞으로도 즐겁게 책 읽어 나갈 수 있는 환경 만들어 주십시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릅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 있으면 언제든 글 남겨 주세요. 감사합니다. ^^

책주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