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어느 평일 오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다녀왔습니다.

동대문운동장역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바뀌었다는 걸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

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가자 왼쪽으로는 대형복합쇼핑몰이 오른쪽에는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그 자리에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인 듯 높은 벽면이 눈에 띕니다.

직진하여 약 300미터정도 걸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특이한 회색건물안의 체인점 카페.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입니다. 1층에 카페가 위치한 이곳은 이벤트홀로서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바로 옆에는 동대문운동장기념관, 서울성곽과 이간수문, 동대문유구전시장과 동대문역사관, 디자인갤러리까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이루어져있으며 현재 공사 중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오픈하게 되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서 대형 역사. 문화복합단지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 명칭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가 될 뻔 했다는 사실. 원래는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그 자리에 역사공원건립을 계획했던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단순한 공원시설로 계획한 후 문화재 발굴조사를 하게 되면서 문화유산이 상당부분 발견되어 동대문역사와 디자인을 한자리에 관람할 수 있는 성격의 공원으로 변경되면서 이곳 명칭까지 바뀐거죠.

격동의 역사와 체육역사의 현장이었던 동대문운동장

철거하지 않은 동대문운동장시절 조명탑이 우뚝 솟아있는 걸 보자 오래도록 이 자리에 있던 동대문운동장이 그리워집니다.

1925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체육시설인 경성운동장(동대문운동장의 예전이름)이 건설되었고, 이후에 서울운동장으로 개명 다시 잠실종합운동장이 건립된 이후에 다시 동대문운동장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동대문운동장은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 우리나라 체육의 역사와 민족의 역사까지 그 고락을 함께 해왔습니다.

1946년에는 이곳에서 광복 후 처음 열린 기미독립선언기념 전국대회에 10만여 군중이 모였습니다.

1949년에는 이곳에서 백범김구 선생의 국민장이 거행되었으며 1979년에는 서독으로 떠나는 차범근 환송회를 겸한 경기에서 그때까지 국내 경기사상 최대인 2천3백10만원의 입장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운동경기를 치루었던 이 운동장은 2000년 수원 삼성블루윙즈가 성남일화천마에 1대 0으로 승리로 마지막프로축구경기가 끝이 납니다.

2003년부터는 축구장이 주차장으로 전환됐고, 2004년 동대문풍물시장이 개장하게 되고 2007년 서울시 고교야구 가을철 리그 결승전이 동대문야구장의 마지막경기로 펼쳐졌습니다.

드디어 2008년 동대문운동장을 본격적으로 철거됐고, 동대문운동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그 자리에 현재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건립된 것입니다.

공원 안 건물은 모두 외관상연한 회색건물인데 건물모양이 좀 특이합니다.

디자인과 역사공간답게 예술적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대문운동장기념관

일단 동대문운동장기념관으로 들어갔습니다.

동대문운동장, 야구장등 운동장모형을 작은 미니어처로 전시하고 있으며, 경성운동장, 서울운동장, 동대문운동장의 유물을 전시한 것도 눈에 띕니다.

조명탑램프, 머리돌, 관람석 의자류, 동대문운동장직인 등 동대문운동장의 흔적이 이 역사관 안에 고스란히 전시되고 있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을, 동대문운동장을 모르는 요즘세대에게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동대문역사관

이곳에서는 운동장부지에서 출토된 조선전기에서 후기와 일제시대의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성곽 및 건물지 발굴조사 영상다큐멘터리, 3D영상 상영공간도 마련되어있습니다.

‘나는 고고학자’, ‘퍼즐놀이 키오스크’, ‘유적지탐색시뮬레이터’ 등 IT 기술을 적용한 체험공간도 있어 자녀와 함께 오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디자인갤러리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여직원들이 아리수를 나눠줍니다.

현재 ‘서울색 서울이야기’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진행 중인데, 47인치 모니터38대를 이용하여 서울을 10가지색깔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영상을 이용한 신선한 전시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야외에 마련된 동대문유구전시장에는 조선시대건축물 유구를 전시하고 있어 유물전시와 함께 곳곳에 우뚝 솟아있는 나무와 함께 아름다운 조경을 이루고 있으며 야외에 재현된 서울성곽과 이간수문도 조선시대유적을 관람할 수 있는 볼거리입니다.

아직 디자인플라자는 한참 공사 중이라 다소 어수선한 면이 없지 않아있지만,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현대적 공간에 마련된 디자인과 역사전시 그리고 야외의 조선시대유물과 성곽전시까지 서울도심한복판에서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위치: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하차 도보로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