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철도 타고 9,900원 바다여행

현대인들은 갑갑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는 꿈을 매일 꾼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꼭 바다를 보러가야지. 산행을 가야지”라는 계획만 잡고 실행하긴 쉽지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서울에서 왕복차비 만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바다를 보러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4호선을 이용한 오이도나 1호선 인천도 있지만 리포터가 선택한 코스는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역에서 내려 을왕리까지 가는 방법.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역까지는 53분 정도 걸린다. 전철이라기보다는 기차에 가까운 느낌이다. 요금은 3,700원. 이곳까지 가는 직통열차도 있는데 요금이 3배 이상 비싼 13,300원이다.

이렇게 비싼데는 이유가 있다. 직통열차는 일반 전동차가 아닌 KTX기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전동차보다 빠르며 모든 역을 거치지 않고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역까지 한 번에 운행해 도착시간이 10분 정도 빠르다. 좌석도 지하철 좌석이 아닌 KTX열차 좌석이다. 또한 승무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노트북 대여도 가능하다. 일반열차와 직통열차는 타는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이용해야 한다.

검암역과 운서역 사이는 바다를 통과하는 구간이다. 전철을 타고 바다 위 철교를 달리며 탁 트인 서해를 바라보니 스트레스가 한순간 날아간다. 이제 기차가 인천공항역 종점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숨어있는 역이 하나 더 있다. 용유임시역으로 이역은 공항철도 차고지이다. 여름철에는 용유역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바다해변과 불과 버스로 10분 내외 거리이므로 서울에서 딱 1시간 만에 바다까지 갈 수 있다. 승무원에게 말을 하면 용유역까지 갈수도 있다. 그러나 바닷가까지 가는 연계버스를 타려면 인천공항역에서 내리는 것이 편리하다.

인천공항역에서 내려서 기념품 가게, 실내 정원 등 공항을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6년 연속 세계 공항 1위인 이곳은 올 때마다 눈길을 사로잡는다.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려면 공항 내에 있는 위치 안내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공항 2번 출입구를 찾아 나가면 바다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그곳에서 302번 버스와 306번 버스 모두 을왕리 해수욕장과 용유도해변, 선녀바위, 마시란 해변, 무의도・실미도 선착장입구, 해안도로를 거친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땐 목적지를 말해야 한다. 갈 때는 상관없지만 돌아올 때는 버스가 인천까지 가기 때문에 ‘인천공항’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2,500원 요금을 내게 된다.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인천공항까지는 버스카드로 950원이 찍혀야 정상이다. 을왕리해수욕장은 버스종점이니 가는 동안 더 마음에 드는 해변이나 해수욕장이 보이면 내리면 된다.

을왕리해수욕장은 늘목 또는 얼항으로도 불리며 수도권에서 가까운 바다이면서 교통도 편리하고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 인기가 좋다. 이곳은 낙조가 아름답기로 손꼽히는데, 그래서 해 지는 시간에 맞춰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인천국제공항 개장 전에는 하늘이 맑아 별을 관측하기 위해 천문동호인들이 즐겨 찾았다고 한다. 지금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밤하늘 풍경이 수도권 타 지역에 비해 가장 나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오붓한 시간을 원한다면 해수욕장 북쪽 끝의 갯바위해안이 적당하다. 굴 껍데기가 다닥다닥 붙은 바위 사이를 산책하거나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차를 한 잔 마셔도 좋다.

돌아오는 길 서울역에 내려서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의 ‘미디어 파사드’를 보는 재미를 더하면 하루의 여행이 마감된다. 미디어 파사드는 미디어(media)와 건물 전면(façade, 프랑스어)의 합성어.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설치해 건물 전체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이곳에서는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미디어 파사드’를 볼 수 있다. 서울역에서 을왕리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리포터의 집인 혜화역에서 출발해 서울역(교통카드 950원)을 거쳐 인천공항철도(3,700원), 그리고 을왕리해수욕장(950원)까지 교통비는 모두 4950원. 왕복 9,900원으로 당일 바다여행을 했다.

4,000원이면 온천 여행 OK!

1호선 전철 천안선은 천안시 신창(순천향대)이 종착역이다. 한 정거장 전역인 온양온천역까지 전철 이동시간은 약 2시간으로, 전철에서의 지루한 시간을 줄이고자 한다면 열차 정보를 확인 후 시간을 잘 맞춰 급행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1시간 10여 분이면 온양온천역에 도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 전철 여행은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온양온천과 아산시 전통재래시장을 다녀오는 것이다. 리포터는 서울시 관악구 보라매동에서 504번 버스를 타고 용산역으로 갔다. 천안 신창행 전철로 환승해 자리에 앉으니 마치 기차여행이라도 하듯 마음이 설렌다.

탑승한 전철은 완행으로 온양온천역까지 총 39개의 역을 지나야 한다. 전철 내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과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다. 출발한 지 2시간이 지났을 부렵 온양온천역에 도착을 했다.

꽤 먼 곳까지 왔으니 교통비 추가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했다. 교통카드를 체크해보니 2,000원이 빠져나갔다. 서울 집에서 버스를 타고 전철 환승을 해 온양온천역까지 2,.900원이 들었다. 온양온천역에서 대부분의 승객들이 내린다.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약 5분을 걸어가면 아산시 전통시장이 나오는데, 시장과 연결되는 각 골목의 입구마다 아치형의 입간판으로 전통시장을 잘 알려주고 있다.

아산시 전통시장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눈, 비가오거나 추운 겨울에도 불편하지 않도록 현대화 시설로 만들어져 있다. 시끌벅적 정돈되지 않은 장터의 맛은 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과 흥정을 하는 모습 속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점심때가 조금 지나서인지 배에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무엇을 먹을까 두리번거리는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게가 눈에 띄어 빠른 걸음으로 가보았다. ‘삼색호떡집’이었다. 보라색, 녹색, 흰색의 호떡이 주인 아주머니의 빠른 손놀림에 따라 넓다란 판위에서 업치락 뒤치락 구워진다. 함께 줄을 선 할아버지는 “이집 호떡 정말 맛있어요. 올 때마다 호떡을 사갑니다”라며 추천해 준다. 할아버지는 온천욕을 하러 이곳을 종종 찾는다고 한다. 2개에 1천 원짜리 호떡을 받아들었다. 알고 보니 이 호떡집은 온양온천의 명물이었다.

65세 이상은 전철을 공짜로 탈 수 있다. 그리고 온천의 경우 경로우대 할인이 1,000원 되기 때문에 4,000천 원이면 온천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노인들은 “적은 비용으로 온천도 하고 시장에 들러 장도보고 하니 이만한 여행도 없다”고 말한다. 시니어에게 권하는 4,000원으로 웰빙 여행, 이보다 더 좋을 곳을 찾긴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