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사여행을 가볼 곳은 경상북도 안동이에요. 안동은 하나의 도시를 이르는 말이지만, 안동을 중심으로 영주와 봉화, 의성을 합쳐 안동문화권으로 말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경상북도 북부를 아우르는 말이기도 해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안동은 전통 양반문화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고장이에요. 그래서 안동사람들은 스스로 안동을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말해요. 안동에서 양반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역시 하회마을을 꼽지요. 하회마을은 안동시 서쪽에 있는데 남쪽으로만 흐르던 낙동강이 이곳에 이르러 동북방향으로 급선회하여 큰 반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모양을 빗대 물이 돌아들어간 마을이라는 뜻으로 물돌이(河回:하회)마을라 이름이 지어졌어요.
하회마을을 둘러보기는 먼저 마을 입구에 있는 하회탈전수회관 놀이마당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벌어지는 하회탈 공연을 보는 것부터 시작하고, 문화유산 해설사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하회마을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하회마을과 같은 전통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과거 우리 선조들의 삶의 모습과 이들이 만들어낸 마을문화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문화유산 해설사의 활용이 크게 도움을 주지요.
하회마을의 가옥 중에는 보물로 지정된 것이 두 채(양진당, 충효당),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가옥도 아홉 채나 되는데, 이중 양진당과 충효당, 하동고택, 북촌댁, 남촌댁 등은 우리나라 양반가옥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요. 마을 가운데에 있는 양진당은 보물 306호로 편액의 글씨는 한석봉이 썼다고 해요. 충효당은 보물 414호로서 마루 위쪽에 걸려 있는 충효당이라는 전서체의 현판은 조선 중기 대학자인 미수 허목의 작품이지요.
하회마을과 함께 반드시 보아야 할 곳이 바로 병산서원이에요. 병산서원은 하회마을에서 왼쪽으로 약 6키로미터 정도를 가면 너른 낙동강 백사장을 바라보며 서 있어요. 이 서원은 서애 류성룡과 그 아들 류진을 제사지내는 서원인데, 현존하는 서원 중 크기와 의미 등에서 도산서원과 쌍벽을 이루는 곳이지요. 특히 강당으로 사용한 만대루는 원목을 그대로 서까래와 기둥을 써서 자연미가 넘침은 물론 누에 서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기분은색다른 호연지기를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어요.

도산서원과 봉정사
도산서원은 안동시 동북쪽 청량산 가는 길목에 있어요. 도산서원은 우리나라 주자학의 거두인 퇴계 이황을 모시기 위해 세워진 서원으로 우리나라 서원 중 으뜸으로 치는 곳이지요. 본래 벼슬에서 은퇴한 퇴계가 후학들을 가르치기 위해 지은 도산서당 터에 그가 죽은 후에 후학들이 1570년 새롭게 만든 서원이지요.
도산서원에 눈여겨 볼 건물로는 퇴계가 생전에 후학을 가르쳤던 도산서당과 서당에서 공부하는 유생들이 기거하던 건물인 농운정사, 책을 보관하던 광명실, 유생들이 배우면 토론하던 전교당, 선현을 제사하는 사당인 상덕사 등이 있어요. 도산서당은 3칸의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도산서원 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며, 농운정사는 퇴계가 직접 설계를 한 건물이라고 해요. 전교당과 상덕사는 각각 보물 210호와 211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또 도산서원에는 유물전시관이 있어 퇴계와 관련한 여러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반드시 들러보아야 할 곳이지요.
도산서원 주변에는 이외에도 퇴계와 관련 있는 여러 곳 있어요. 온혜리에는 퇴계가 태어난 퇴계태실이 있고, 토계리 상계동에는 퇴계종택이 있으며, 이곳에서 1키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퇴계의 묘소가 있어요. 또 안동시내에서 도산서원 가는 도중에 유교문화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유학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어요.

안동의 불교 문화재
안동사람들은 안동에는 경주보다 보물이 더 많다가 자랑해요. 그만큼 볼 것이 시내와 주변 곳곳에 많다는 곳이지요. 안동에는 통일신라 이후의 불교 유적이 많은데 특히 안동역 옆에 있는 동부동 5층전탑, 임청각 옆에 있는 신세동 7층전탑 등 벽돌탑이 많아요.
또 천등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봉정사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목조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 있는 절로 유명하지요. 봉정사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인 682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절인데, 1972년 극락전(국보 15호)을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 건물이 고려 공민왕 12년(1363년)에 지어졌다는 상량문을 발견하여 그때까지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로 알려져 있던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을 밀어내고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어요. 극락전은 유명세와는 달리 건물이 그리 크지 않고 생김새도 소박해요. 아름다운 창살도 없고 출입구 역시 아무 장식이 없이 단조롭지요. 보기에 따라서는 그리 오래돼 보이지 않는데 이는 최근에 벽에 칠을 새로 했기 때문이에요. 봉정사에서는 국보 55호 지정된 대웅전 건물이 가장 아름다워요. 조선 초기 건물로 추정되는 대웅전은 매우 뛰어난 조형미를 보여주는 건물인데, 특히 단청이 오래되어서인지 극락전보다 훨씬 오래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