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우리 어린이들이 역사책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참담한 상황을 담고 있다. 전쟁의 상황이라면 굳이 먼 곳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일, 세계에 대립하는 두 개의 이념에 대하여 가치의 선택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하여 자유, 평등의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야기, 종교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단지 유대인이라는 사실이 그들에게는 큰 죄목을 씌우는 굴레가 될 줄이야........

독일의 위상을 높이고 강대국을 지향하며 한 민족이 처참하게 짓밟힌 사건이 바로 독일의 유대인 학살이다. 정말 끔찍한 일은 어린아이들에게까지도 세뇌를 시켜서 국가에 대한 충성맹세를 시킨 사람들이 바로 독일이었다. ‘엄마는 반역자’ 이념은 부모 형제도 몰라본다. 낳아주신 부모님을 적대시 할 만큼 무서운 ‘일방적인 국가에 대한 세뇌’ 가 아니고 무엇이랴.

독일이 강대해지기 위해서 유대인은 적이 되었던 까닭이 무엇일까? 히틀러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 부른 희생의 시작은 이러하다.

이 책의 주인공 코리나 렘은 평범한 가정의 자녀로 히틀러 소녀단의 단원이었는데, 히틀러 소녀단은 실제로 존재했던 단체라고 한다. 제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있었던 단체로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8백만 명의 청소년 단원들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1933년 불황의 늪에 빠졌던 독일, 이 때 나타난 히틀러의 공약과 그러한 히틀러를 따르는 맹목적인 추종은 소녀단에 영향을 주었고, 이에 속한 소녀단원들 역시 히틀러에 대한 추종세력이었다. 냄새나고 더러운, 비열한 유대인 왜 이런 말들이 나왔는지도 모르는 소녀들, 히틀러만이 희망이고 은인이라고 생각하며 일방적인 선택을 강요당했다.

코리나 렘은 독일이 부강해지기 위해서 유대인들은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배워 왔고, 그렇게 믿었던 코리나에게 커다란 사건이 찾아온 것이다. 그것은 그녀의 부모가 자신의 방 옆에 유대인을 숨겨 준 것이다. 국가를 선택해야 하는지 아니면 부모를 선택해야 하는지 어린 소녀는 갈등한다. 자신이 믿었던 신념이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 소녀가 느꼈을 혼란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냉혹한 현실에서는 친구도 없다. 이 소녀의 선택에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좌우될 것이다. ‘우리 부모는 반역자입니다.’ 이 한 문장이 가져온 결과는 엄청난 것이다.


학교에서 유대인을 없애 버려야 한다고 세뇌를 당한 코리나 역시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유대인을 싫어할 뿐 아니라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유대인이 발각되면 어디론가 끌려간다는 것만 알았지 유대인들이 수용소에서 처참한 생활을 하다가 가스실 등에서 죽는다는 사실까지는 모른다. 독일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그녀에게 부모님이 자기 방에 유대인 모녀를 숨겨 놓았다는 사실은 엄청난 충격과 분노를 느끼게 했다. 또한 이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웠을 것이다. 유대인을 보호하는 일이 국가와 친구를 배신하는 일이라 배운 코리나 렘, 갈등과 혼란 속에서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녀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