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버들붕어 하킴

자연을 개발한다니...... 인간들의 이기심, 그 끝은 어디일까? 자연이 훼손되어 생태계가 교란되는 등 혼란에 빠져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도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모습이 안보인단 말인가?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목적으로 강으로 하천으로 두루 다니며 물놀이도 하고 서식하는 물고기도 알아볼 겸 야외로 나갔었다. 저수지 근처에 수영장을 만들어 여름이 한층 시원하게 지낼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수지 근처에는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오늘 읽은 책은 버들붕어 하킴이다. 민물고기들이 환경이 오염되는 바람에 자신들이 생존하기 위한 수단을 찾는 모습, 각종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강이나 하천이 오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낚시꾼들에 의해 버려지는 낚시 바늘이나 떡밥으로 기인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은 아이들 말대로 좋은 사람이라기보다는 환경에 저해요인을 주는 반갑지 않은 사람이다. 정권이 바뀌며 새롭게 등장했던 말이 바로 4대강 개발이었다. 오히려 열심히 보존해도 될까 말까한 자연을 왜 개발해야 한다는 말인지....... 분명히 허울 좋은 명분이 있겠지만 인간의 개발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민물고기들의 종류들을 새롭게 소개받을 수 있다. 물속에 혼란이 야기되면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책이다.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는 것을 보며, 이 민물고기들의 진짜 적이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버들붕어 하킴을 비롯해 호수에 살던 물고기들이 싸우는 대상이 과연 누구인지를 말이다. 사람들이 오가며 무심코 던지는 쓰레기들,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뛰어드는 낚시꾼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인간들의 무모한 도전으로 강물이 오염되고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다.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물이라면 사람이 먹어도 죽음을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환경오염이 심하여 가는 곳마다 악취를 풍기는 하천은 어떠한가. 코를 찌르는 악취로 얼굴을 펼 수가 없다. 그런데 이곳에 물고기가 살 수 있을지....... 살고 있어도 만약에 생존한 물고기가 있다면 아마도 건강치 못한 물고기이리라.

이 책을 처음 펼칠 때만 해도 민물고기가 나오는 책이라고 좋아하던 아이들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진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들이 펼쳐지는 것을 본 까닭이다. 우리 아이들이 하킴과 작은 햇빛강의 결사대가 무시무시한 적들에게 공격을 당하다가 힘을 합하여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스릴 넘치고 긴장감이 도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책이다. 각자의 힘은 미약하지만 서로 힘을 합하면 못 할 일이 없다는 합동심도 배울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었다. ‘우리’라는 개념보다 ‘나’라는 개념이 강한 아이들이게 공동체가 무엇이며, 생태계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책이다. 어름치, 금강모치, 강준치, 모래무지, 열목어, 산천어 등 수많은 민물고기들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미소를 자아낸다. 이제껏 모르고 있었던 물고기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이 감동적이었나 보다. 언젠가 강가에 가면 이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우리 생활 주변을 살펴보고 생태계가 더 이상의 파괴되지 않도록 좀 더 깊게, 좀 더 세심하게 살피며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