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숙제만 간신히 해 갈 정도로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아이입니다.

국어는 책을 읽는 걸로 버텨왔지만 수학이나 영어는 정말 부족했어요.

애는 자신감이 심하게 없고 그냥 만들기나 하면서 놀기나 좋아하고 눈치도 없어서 친구들과 노는 걸 봐도 불안불안하고...

저도 큰 기대없이 아이를 키워왔지만... 이제 6학년이면 예비중학생인데 이래서는 곤란하겠다는 생각으로 기말고사 전부터 수학을 공부시키고 있습니다.

학원처럼 매일 1~2시간 정도 수학수업후에  40문제 풀기를 숙제로 내줍니다.

처음에는 울고불고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 아이를 잡고 해야하는 이유를 얘기하고 꿈에 대해 말하고 대학에 대해 소개하고....혼냈다가 얼렀다가...

생각처럼 수월하진 않았습니다.

일단 꿈을 심어주는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게 급선무라는 생각에 급하게 캠프에 대해 검색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관심있어하는 과학과 관련된 캠프중에 대학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골라 캠프를 보냈습니다.

다녀오더니 아이 눈에 오랜만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교수님의 강의가 차원이 다르더래요. ^^ 그 대학에 입학해서 그런 공부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답니다.

머릿속에 과학과 관련된 일이 떠돌아다니는지 문득문득 이런게 궁금해 저런게 궁금해 하면서 저한테 묻고는 답이 안나오니 답답해 합니다.

궁금해 죽겠는데 어떻게 해야하냐고 묻길래 너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 있다. 아마 과학전공하는 사람들...

그들과 만나 같이 공부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클지 생각해 보라고...

근데 대학가려면 역시 국영수...중요하다고 얘기했지요.

헐...이라더니 영어는 죽어도 못하겠고 수학만 해보자고 하더군요.

그거라도 어디냐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수학실력이 갑자기 쑥 올랐습니다.

그동안은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한다는 거부감에 받아들이지 않으려던 아이가, 기초문제도 수두룩하게 틀리던 아이가, 연산이 안되 나를 미치게 만들던 아이가 이제 심화문제를 들이밀어도 풀려고 합니다.

어렵다고 소리지르면서도 끙끙대며 푸네요.

길가다가 두 도형이 겹쳐있는 모양을 보고는 그거 면적구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기특하고 신기한지 몰라요.

스스로도 자기 실력이 올랐다는걸 알고 자신감 충만해있습니다. 이제는 겸손해야한다고 오히려 제가 타이를 정도네요.

겨울방학내내 하루종일 수학에 빠져있단 생각이 들어요.

이제 문제는 영어인데.... 이를 어쩌지요.

아이가 암기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그래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해보려합니다.

아이는 엄마의 예상보다 쑥쑥 크는 존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