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머님
목동 함소아한의원의 정호준입니다.

날씨가 무척 추워졌군요.
우선 아이가 구토와 발열로 고생하고 있다니 어머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걱정스럽군요.

아이가 갑자기 토하기 시작했다면 우선 토하기 전에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부터 꼼꼼히 잘 따져보셔야 합니다.(물론, 그러셨겠지만) 혹시 상했거나 아이의 몸에 맞지 않는 낯선 음식을 먹지는 않았는지 잘 살펴보아야 겠지요.

아이들이 토하는 원인은 아주 다양하고 일반적으로는 그리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지만 따님의 경우는 고열이 동반된다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장염이 의심이 되는데요. 물론 장염은 설사가 주증상이고 여기에 구토와 발열이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구토를 먼저 시작하면서 발열과 설사가 뒷따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장염은 쉽게 말씀드려서 위장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인데요, 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가성콜레라와 같이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염성이 있기때문에 주의를 해야 하는데요. 특히 아이의 대변은 깨끗하게 처리하시구요, 옷가지 세탁이나 아이의 손발을 청결하게 하고 유아원이나 놀이방에도 나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큰애도 비슷한 증상이 생겼다니 더욱 의심이 되는군요.

일단 병원에 다시 가셔서 아이의 정확한 질병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전에 가신 병원 말구요) 하지만 아이의 병이 장염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구토가 심하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뭘 먹여도 토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있으면 안됩니다. 약국에 서 구할 수 있는 전해질 용액을 아주 조금씩 복용시키는 것도 좋구요, 미음을 만들어서 먹이는 것도 좋습니다. 바나나, 사과 등의 과일을 삶아서 조금씩 먹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중의 하나이고 따뜻한 보리차를 소량씩 자주 먹여보는 것도 좋습니다. 당분간 유제품은 피하는 게 좋겠구요.

엄밀히 말씀드려서 구토 자체는 몸에 해로운게 아닙니다. 몸에서 음식물은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있기때문에 나뿐 기운은 밖으로 내보내려는 방어작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열이 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에서 열이 난다는 것은 외부에서 침입한 병균과 우리몸속의 면역력이 싸우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그런데 그 열을 함부로 떨어뜨리면 몸속의 방어능력이 더 약해져서 병이 더 깊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39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지 않는 이상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느정도 열이 나더라도 '우리 아이가 병균과 잘 싸우고 있는 증거구나' 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고열이 있을 때도 해열제 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아이의 몸을 닦아서 열을 어느정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물론 열이 너무 심하면 해열제의 도움을 받기도 해야겠지만,,,)

따님의 경우 우선은 병원을 찾으셔서 장염이나 타 질환이 있는지, 그 원인인 세균성인지 바이러스성인지를 구별하셔야 하구요, 세균이 원인이 되는 질환만 항생제를 투여 하고 그렇지 않다면 특별한 치료법이 아니라 앞서 제가 말씀드린 수분과 전해질 관리와 발열이나 기타 증상에 대한 대증요법을 해야합니다.

한방에서도 구토, 설사와 발열이 동반될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 소화흡수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약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정도 증상이 완화되었을때 손상된 진액(수분성분의 체내 구성요소)을 보충해주고 탈진된 비위의 기혈을 보충해줄 수 있는 약을 복용해 주는 것이 병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보입니다.

제가 두서없이 써내려간 것 같은데요, 아무튼 아이의 질환이 어떤 것이든 현재의 증상에 대해서 어머님이 하실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알려드린 것 같습니다.

모쪼록 아이가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랍니다.